인간은 모두 같은 인간이다

입력시간 : 2019-04-01 01:50:16 , 최종수정 : 2019-04-05 17:54:17, 김경태 기자

인간은 모두 같은 인간이다


영화 어스’(US)는 제목부터 노골적이다. 미국을 연상시키는 제목을 활용해 우리의 의미까지 함축시킨 필 감독의 창의성이 빛을 발한다.

 

어스의 시작은 1986년도 배경이다. 19865, 미국에서는 ‘Hands across America’ 캠페인이 있었다. 노숙자들과 기아들을 위한 캠페인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미국은 어떤가.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자들에 대한 각박한 정책, 인종차별적 발언 등이 전 세계의 삿대질을 유도하고 있다. 이루어질 수 없는 꿈. 그것이 지금의 미국이다. 아메리칸드림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등장인물 레드와 애들레이드는 차이콥스키의 호두까기 인형을 춤춘다. 호두까기 인형은 허상을 다룬 발레 공연이다. 아름다웠던 것이 결국 꿈이었다는 것. 아름답게 보이지만 그것을 인지하는 것은 고통스럽다. 평화로운 세계에 살고 있다는 믿음은 존재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음을 풍자하는 시퀀스라 볼 수 있다. 그리고 여기서 이 둘은 한데 엉켜 누가 누구인지 분간이 잘 가지 않는다.

 


도플갱어. 분신, 복제라고 할 수 있는 이 단어는 또 다른 자신을 육안으로 보게 되는 기이한 현상을 말하기도 한다. , 주제적인 면에서 해당 소재를 바라본다면 인간에게 있어서 차별 대우는 옳지 않음을 시사한다. 영화 속에서는 노골적인 대사를 통해 레드가 살아온 삶과 애들레이드가 살아온 삶을 비교한다. 레드는 미국인임에도 인간이 만든 지하 실험실에서 비인간적인 삶을 살았지만 애들레이드는 풍요로운 삶을 살았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애들레이드의 행동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녀는 조쉬네 쌍둥이 딸이 죽는 순간까지 기다린다. 연민의 감정이 밀려온 듯 그녀는 꼬챙이를 내리고 그녀의 숨이 끊어질 때까지 기다린다. 많은 살인을 저지른 뒤 무언가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이후 그녀는 플루토가 불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장면에서도 슬픔의 감정이 존재한다. , 그녀에게 이들이 전혀 무관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표면적인 이유는 이들이 도플갱어이면서 동시에 보잘것없는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지만 조금 더 파고들면 결국 인간은 모두 같은 인간이며 다른 인종, 다른 사람을 차별하는 것은 곧 자기 자신을 죽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극 중에서 등장하는 예레미야 1111절은 신이 내리는 벌을 의미한다. 재앙. 그리고 지금 미국은 인륜적 재앙 앞에 놓여있음을 이 영화는 시사하고 있다.


Copyrights ⓒ 뮤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김경태기자 뉴스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