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 부부가 453일간의 배낭여행을 통해 깨달은 것들

<그때,길에서 배운 균형잡기> 저자 김영남, 윤태희

입력시간 : 2019-10-06 15:31:27 , 최종수정 : 2019-10-06 15:31:27, 허상범 기자



책 소개


 <그때, 길에서 배운 균형잡기> 김영남, 윤태희 부부의 에세이다.

 책은 453일간 배낭여행을 함께 한 부부가 길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깨달은 것들을 담백하게 기록하였다. 

 7년이 지나 7살 아들과 함께 하는 지금, 여행의 시간들이 이들에게 어떠한 변화를 주었는지 책을 읽고 나면 느낄 수 있다. 책의 끝자락에 등장한 여섯 살 아이와 함께 한 배낭여행 이야기는 육아와 여행 사이의 균형잡기에 성공한 듯 보인다. 

 세상 속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과의 시간을 통해 삶의 균형을 잡아가는 한 가족의 일기인 <그때, 길에서 배운 균형잡기>는, 독자들에게 삶의 묘미와 힐링을 선사할 것이다.



<출처: 인디펍>



저자 소개


 저자: 김영남(글), 윤태희(사진)



목차


 Prologue. 왜 시작했을까  22


 사람 사는 세상

 아버지와 딸  36 / 할머니를 만났다  42 / 황량한 버스터미널  48 / 인지상정  58 / 집시 열차  66 / 소울메이트  72 / 이런 동네, 빠이  90 / 나도 그런 사람이  98


 여행자의 삶

 버스 여행  112 / 배낭의 무게  120 / 원주민과 여행자  128 / 꼬마야, 미안해  132 / 위대한 유산  138 / 잉카의 길을 걷다  154 / 마주 보고 같이 먹기  176 


 Thank you, Africa

 세렝게티의 사랑  194 / 어떤 청년  218 / 그저 바라보다가  224 / 하쿠나 마타타  230 / 달라달라  236 / 타이어펑크에 대처하는 법  242 / 코코넛 행복  250 


 존재만으로도 놀라운

 두근두근 히말라야  260 / 인크레더블 인디아  278 / 볼리비아를 만나다  296 / 오! 쿠바  316 / 다시 여행  328 / 너와 함께  340 / 폴레폴레, 영진  350


 Epilogue. 이런 행복  360



본문


 "표 없대. 3등칸 제일 싼 거, 그거 밖에 없대. 어떻게 해?"

 "뭘 어떻게 해. 그거 타면 되지."

 "그건 집시들만 타는 열차란 말이야!"


 루마니아Romania에 온 후, 거리에서 집시Gypsy를 종종 마주쳤다. 표정없는 얼굴로 손을 내밀며 주저없이 다가오는 그들의 행동이 매우 불편했다. 브라쇼브Braşov 기차역 앞에서 만석인 버스를 다섯 대나 스쳐보낸 우리는 결국 집시 열차를 선택했다.


 '거리에서처럼 돈을 달라고 하면 어쩌지?'

 '설마 내 가방을 노리진 않겠지?'

 '그냥 버스를 더 기다릴 걸 그랬나?'

 후회와 걱정이 쌓여갔다. 집시들이 조금만 탔으면 하는 바람뿐. 그러나 나의 바람과 달리, 우리 주변은 금세 집시들로 가득 찼다. 빈틈 없이 만석이다. 나는 불안한 마음을 숨긴 채 열심히 주위를 살폈다. 시간이 조금 흐르자 주변의 상황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산후조리원에서 보살핌을 받으며 누워 있을 법한, 갓 스무살쯤 되어 보이는 엄마 집시가 칭얼거리는 아기 때문에 버거워 하자 앞자리의 아줌마 집시가 아이를 받았다. 아기를 흔들어주니 울음을 뚝 그쳤다. 아주머니는 아기가 울때 안아주는 방법이나 먹을거리 등 여러가지를 알려주는 듯했다. 아기엄마는 아이의 행동을 이야기하며 아주머니의 조언을 집중해서 듣고 있었다. 꼭 친정엄마와 딸 같다.

 내 앞자리엔 열두 세 살 된 소녀 집시들이 앉았다. 시꺼먼 양손에 값싼 소시지와 빵을 쥐고 번갈아가며 한입씩 베어 물었다. 집시들은 하루 두 끼만 먹는다는데, 그중의 한 끼 인가 보다. 동생 한 번 언니 한 번. 그러다 나와 눈이 마주치면 어색한 미소 한 번. 그들도 나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그래, 우리는 서로 낯선 것 뿐이야.

 나는 어느새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내 무릎과 맞닿은 소녀들 역시, 눈이 마주칠 때마다 수줍은 미소를 보냈다. 걱정은 사라졌다. 다리의 긴장도 풀렸다. 오히려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수도 부쿠레슈티Bucureşti나 브라쇼브의 거리에서 만난 집시들은 무서웠다. 그러나 오늘 이렇게 가까이서 마주한 집시들은 달랐다. 사실, 다르지 않을 것이다. 어떤 공감이나 교감을 할 수 있는 계기가 없었으니 그저 무섭다고 생각할 수밖에. 역시 직접 겪어보지 않고는 모를 일이다. 


 - 집시 열차, 67페이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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