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가 할머니의 인생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 쓴 인터뷰집

<야 멘스가 마르는데 무슨 연애가 되냐> 저자 박소예

입력시간 : 2019-10-06 16:18:55 , 최종수정 : 2019-10-06 16:18:55, 허상범 기자



책 소개


 <야 멘스가 마르는데 무슨 연애가 되냐>는 할머니 손에서 20년 넘게 키워진 손녀가 할머니의 인생을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어 쓴 인터뷰집이다.

 팔순을 앞둔 할머니는 여덟 살 때부터 직접 밥을 지어먹으며 살았다고 한다. 아홉 살의 어린 나이에 남의 집 식모살이로 처음 일을 시작해, 평생 쉬지 않고 일을 했는데, 그 직업 수만 해도 스무 가지는 넘는다. 그래도 평생 남한테 손 벌리지 않고 돈을 떼먹힌 적은 많아도 떼먹은 적은 없다고 자신의 삶을 떳떳하게 고백하시는 할머니의 모습에 손녀는 감동의 눈시울을 붉힌 적이 많았다. 

 할머니는 동생과 오빠, 그리고 자식에 손주까지 일곱 명을 대학에 보내셨다. 그저 평범한 소시민의 삶이라 할지라도, 할머니 한 사람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80년간의 지난 한국 사회를 이해할 수 있었다. 사람이 곧 책이고 역사고 사회였다.

 <야 멘스가 마르는데 무슨 연애가 되냐>는 팔순을 앞둔 할머니에게 드리는 손녀의 선물로 시작되지만, 이 책을 읽은 독자들에게는 소중한 누군가의 인생에 귀 기울이고 들여다보고 싶게 만들어 줄 것이다.



<출처: 이후북스>



저자 소개


 저자: 송해임(인터뷰어)


 1940년생. 글쓴이 박소예의 친할머니. 남자만 배울 수 있는 시대에 태어나 초등학교 문턱도 못 넘고 평생 일만 했다. 칠십이 넘어서 처음 한글을 배웠고, 취미이자 특기는 관광버스를 타고 산이고 들이고 바다고 놀러 다니는 것인데 현재는 아홉수라 병원을 집보다 자주 간다. 아프나 안 아프나 유쾌함과 쿨함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박소예(인터뷰이)


 1989년생. 인터뷰어 송해임의 친손녀. 모두가 배울 수 있는 시대에 태어나 이것저것 배우기를 좋아하고, 일 욕심이 많아 이것저것 벌려놓은 일을 수습하며 하루를 보낸다. 할머니에게 자립심과 독립심을 그대로 배워 뭐든 혼자 헤쳐나가는 스타일이지만 결정적 순간에는 언제나 최고의 멘토인 할머니를 찾는다. 할머니는 돈 안 되는 짓 그만하라 했지만, 또 이렇게 할머니를 고생시켜 책을 만들었다. 고집이 센 편이지만 할머니 말을 잘 들으려 노력하는 편이다.



목차


 1부 일이 아니었으면 나는 굶어죽었을테니까

 · 할머니의 일

 · 인터뷰

 · 인터뷰 이후


 2부 야 멘스가 마르는데 무슨 연애가 되냐

 · 할머니의 연애

 · 인터뷰

 · 인터뷰 이후


 3부 그냥 내 평생의 보물이고, 내 인생 그자체지

 · 인터뷰

 · 인터뷰 이후


 총 132페이지



본문


 우리 할머니 송해임은 1940년생이다. 송해임의 손녀인 나 박소예는 1989년생이니까 우리는 거의 50년 차이가 난다. 하지만 그 나이 차가 무색할 만큼 우리는 친구처럼 지낸다. 우리의 30년 우정은 어떻게 만들어 진 걸까? 나는 그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그녀를 안 지 30년이나 돼서야 그녀를 조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가족이라도 서로를 다 알지 못한다지만 30년이 걸려서야 말이 좀 통한다는 것은 왠지 모르게 좀 서글픈 일인 것 같기도 하다. 나는 그동안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낯간지러운 질문들을 통해 그녀의 일생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 여는 글, 4페이지 중에서 -



 할머니에게 일은 어떤 것인가요?

 지금의 나의 일은 배우는 거야. 오로지 공부해서 내가 하고 싶은 말 쓰고, 시 쓰고, 하고 싶은 말 다 세상에 이야기 하는 거야. 나 이렇게 살았다. 내 인생에 대해 표현하고 싶어. 이젠 돈 벌고 싶은거 없고, 이제야 깨달은게 너무 많아. 내가 만약 배웠다면 나는 이렇게 살지 않았을거야. 내가 초등학교만 나왔어도 멋있게 살았을거야.


 - 36페이지 중에서 -


 

 우리 할머니가 살아온 삶은 가족도 사회도 자신을 지켜주지 못했다. 그래서 그 험한 삶 속에서 오로지 자신만이 자신을 지켜온 것이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일을 해 온 할머니는 일이 끝난 뒤 시작한 배움 하나로 세상이 바뀌었다. 그리고 그 삶을 누리기 시작한 것이 칠십이 넘어서라는 게 너무 마음이 아프지만, 이제라도 할머니의 삶이 조금은 편안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껏 살아온 날은 조금 힘들었을지라도 앞으로 살아갈 날이 조금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는 그 행복한 나날을 오래오래 함께하고 싶다. 


 - 45페이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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