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웠던 시간, 나에게 가장 씩씩한 친구가 되어준 집

<평온하고 고요해서 외롭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한 것들에 관한 일기>

저자 오부니

입력시간 : 2019-10-16 19:20:23 , 최종수정 : 2019-10-16 19:20:23, 오도현 기자



책 소개


 <평온하고 고요해서 외롭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한 것들에 관한 일기>는 오부니 작가의 에세이다.

 책은 유난히도 추위가 매서웠던 스물네 살의 작가에게 가장 씩씩한 친구가 되어준 집에 관한 이야기를 글과 그림으로 담았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들어오는 햇빛, 사각거리는 이불, 그리고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의 나른한 온도와 강아지의 무늬가 가득했던 집은 작가에게 방공호 같은 곳이었다. 오늘은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에 따라,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볕의 질감에 따라, 그리고 매번 바뀌는 꽃들의 색에 따라 바뀌는 집의 모습을 관찰하고 그림으로 옮겼다.

 작가는 희망한다.

 '저의 마음에 빈방을 채워주고 우주만 한 용기를 주는 기억들이 담긴 글과 그림으로 사람들의 삶이 조금 더 복닥거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출처: 별책부록>



저자 소개


 저자: 오부니


 친한 친구와 애인에게 손편지를 써 내려가는 마음으로 익숙하지만 낯선 집과 제가 마주하는 주변의 무늬를 그립니다.

 제가 오롯이 보고, 듣고, 느끼는 날 것의 감정들로 가득한 편지들을 글과 그림으로 이야기합니다. 

 용감하고 다정한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목차


 목차 없음



본문


 그림쟁이가 되기로 다짐하기 시작하면서 따라온 

 무수히 많은 현실적인 고민이 있었다.

 나는 어쩌면 오만하게도 

 그런 고민들을 피할 대로 피하는 어른이 되고 싶었던 것이고,

 요즈음 그 고민들은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

 하루에도 수십 번

 문득문득 찾아와 나를 채근한다.

 

 강아지의 사료값을 잘 벌 수 있을까-

 조그마한 것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않을 수 있을까-

 멈춰서서 하늘을 바라보고, 

 짬을 내어 햇빛산책을 할 수 있는 정도의 여유를 

 마음 속에 언제나고 담아둘 수 있을까-


 - 본문 중에서 -



 어떤 날은 유난히 방이 크게 느껴진다.

 그럴때면 나는 머리를 단단히 묶고

 좋아하는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는 

 미루어 왔던 청소를 한다.

 침대 옆 창가에 씩씩하게 자라고 있는 선인장에게 물을 주고

 강아지가 좋아하는 사각거리는 흰색 이불을 빨래통에 넣는다.


 블라인드를 통해 들어오는 햇살이

 흰색 메트리스에 닿아 일렁이는 모습이

 여름 바다 위 반짝이는 햇빛 같다.

 침대 위에서 심심한 얼굴로 잔뜩 풀이 죽어있던 강아지도 좋은지

 눈을 게슴츠레 뜨곤 햇볕을 즐긴다.


 - 본문 중에서 -



 나무가 바람에 나부끼는 소리를 좋아한다.


 가만히 듣고 있으면 

 바닷가 소라 안에서 나는 공명을,

 그리고 겨울 파도 소리를 닮았는데.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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