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책방 '다시서점'의 울고 우는 이야기

<작은책방 사용 설명서> 저자 김경현

입력시간 : 2019-12-30 21:28:27 , 최종수정 : 2019-12-30 21:28:27, 오도현 기자


책 소개


 <작은책방 사용 설명서>는 김경현 작가의 에세이다.

 책방 지기인 작가는 2014년 5월 18일에 시작한 작은 책방 '다시서점'의 울고 우는 이야기를 책에 담았다.

 작가가 5년 동안 스스로를 다독이며 쓴 짧은 글들은, 책방을 운영하는 모든 책방 지기들에게 많은 공감이 되어 줄 것이다.



<출처: 스토리지북앤필름>



저자 소개


 저자: 김경현




목차

 

 총 90페이지 




본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재미있는 글을 보았습니다. '옛날에 서점에서 알바 할 때 선배가 "서점은 손님 수준이 괜찮아. 글자를 읽을 수 있는 사람들이 오니까."라고 해서 충격을 먹었는데, 돌이켜보면 확실히 상상을 초월하는 진상은 본 적이 없다.'라는 일본인의 이야기였습니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글자를 읽지만 이해하지 못하고 단어와 문장에만 집착하는 실질 문맹인 손님들이 올 때가 있습니다. 느닷없이 찾아오셔서 책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가시거나, 일장 토론(이라고 쓰고 연설이라 부른다.)을 하고 가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저 일해야 하는데요...)

 

 상상을 초월하는 진상을 본 적은 없지만 화장실에서 일을 보고 물도 안 내리고 그냥 가셨던 그분께는 없는 상이라도 하나 만들어서 드리고 싶습니다. 매장 앞에 똥 누고 가셨던 그분께도요. 다행히도 상상이 가능한 일들이라 다행입니다. 그래도 제 상상력에 꿈을 불어넣진 말아주세요. 


 - '상상은 현실이 되어서는 안 된다' 중에서 -



 1월 6일은 고 김광석 님 기일, 10월 27일은 고 신해철 님 기일, 11월 1일은 고 김현식, 유재하 님 기일, 11월 6일은 고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기일. 


 꼼꼼하게 챙기지는 않지만 기억하고 싶은 사람과 노래가 있습니다. 그런 날에는 이런 노래를 들을 수 밖에요. 


 - '왜 이런 노래를 틀어요?' 중에서 -



 "여기는 마일리지 적립이나 그런 거 없나요?", "적립 외에 다른 혜택은 없나요?", "뭐 더 주는 건 없나요?", "배송비 무료로 해주시면 안 되나요?", "좀 깎아 주세요.", "한 권 사면 한 권 더 주실 수 없나요?", "저 책 많이 읽거든요. 다음에도 또 주문할 거니까 그렇게 해주셔도 될 것 같은데요.", "지금 주문하면 오늘 도착 가능한가요?"


 저 울어도 되나요?


 - '울고 싶어라' 중에서 -



 하루는 책방 단체톡방에 "손님들이 땅에 책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대응하세요?"라는 톡이 올라왔습니다. 대부분의 사장님들이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저 또한 그렇습니다. 바닥에 책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빈번해서 그때마다 대응을 하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책이 떨어졌을 때 나왔던 다양한 반응은 아직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죄송합니다."라는 일반적인 반응은 오히려 고맙습니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으니까요. "하하하하 꺄르르 꺄르르."하고 웃는 경우는 무안해서 그러신 거죠? 괜찮습니다. 


 아무말도 없이 나가버린 탓에 찬 바닥에서 떨고 있던 책은 안 괜찮습니다. 떨어뜨린 탓에 꺼멓게 물든 책의 표정도 안 괜찮습니다. 책등이 뭉게진 탓에 제 입에서 피어나는 뭉게구름을 본 적 있나요? 땅에 떨어진 건 정말 책이었나요?


 - '땅에 떨어진 건 지지입니다' 중에서 -



 츠타야식 서점 모델이 한국에 착륙했습니다. 연착륙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한국의 많은 서점들이 타국의 서점 모델을 가져와 적용하고 있고 모습도 닮아갑니다. 문화가 섞이다 보면 더 좋은 모델을 개발할 수도 있으리라 기대하고 희망합니다.


 하지만 "어느 서점은 이렇던데 여기는 안 그러네요?"라는 말은 김지운 감독님이 저서 <숏컷>에서 말한 것처럼 '보는 것만 고수'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눈에 보이는 것 이외에도 고려할 사항이 많은 탓에 보여주고 싶은 것을 모두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그건 핑계일 뿐이야."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대안없는 말들이 허공을 떠돕니다. 떠도는 말들이 낙엽처럼 쌓이고 바람이 불어 눈을 뜨지 못하는 날도 있습니다. 모두가 똑같은 방식으로 살아가면 재미없지 않을까요. 서점도 말이죠.


 츠타야 핑계가 하늘을 찌를 때쯤 손님들과 지인들은 만날 때마다 츠타야 같은 서점을 말하곤 했습니다. 저는 '같은' 서점이 아니라 '다시' 서점을 운영하는 거라고 말했지만 말이죠. 말이 꼬리를 물고 물 때면 크게 소리를 내지르곤 했습니다.


 - '내게 그런 핑계 대지마 입장 바꿔 생각을 해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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