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삶에 대한 소소한 마음을 전하는 서툰 고백

<발리에선 아무 일도 생기지 않았다> 저자 방멘

입력시간 : 2019-12-31 10:47:50 , 최종수정 : 2019-12-31 10:47:50, 김미진 기자


책 소개


 <발리에선 아무 일도 생기지 않았다>는 방멘 작가의 포토에세이다.

 여행이라는 것이 꼭 특별해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에서 시작되었던 이 책은, 인생 샷을 남기고 인생 맛집을 찾아가는 여행, 그로부터 비롯된 삶이 행복한 것인가, 라는 물음에 대한 작가 스스로의 대답이다.

 여행을 떠난 그곳에서 꼭 특별한 무언가를 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는 없다고 작가는 생각했다. 그래서 발리에서의 여행은 걷고, 사진을 찍고, 맥주를 마시는 것이 전부였다. 그렇게 별것 없는 여행에서 잊고 있던 기억을 꺼내 한없이 슬퍼하던 밤도 있었고, 삶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미로를 헤매며 흐르는 땀을 연신 닦아내기도 했다. 발리에선 아무 일도 생기지 않았던 그 틈에서 작가 스스로의 과거, 현재, 미래를 비추어 보는 이야기들이 책 속에 채워졌다.

 아무 일도 생기지 않은 발리에서의 기록들은 여행과 삶에 대한 작가의 소소한 마음을 전하는 서툰 고백이다.



<출처: 인디펍>



저자 소개


 저자: 방멘(글, 사진)


 여행을 하며 공감을 쓰고 시선을 찍는다.

 누나를 따라 떠난 인도 배낭 여행 이후 여행을 좋아했으며, 그때부터 지금까지 31개국을 여행했다. 

 화려한 도시 보다는 소소한 시골을 새로운 곳보다는 익숙한 곳을 좋아하는 촌스러운 사람이다.

 특별하지 않은 보통의 여행을 꿈꾸며 오늘도 인생이라는 여정을 여행하는 중이다.




목차


 프롤로그 - 발리에서 생긴 일

 

 1. 그래 조금 기다려보면 어떨까

 2. 조금씩 분명해져 가는 것

 3. 아마도 발리 우붓에서의 오늘이라고 답하겠지

 4. 나는 여행의 해답이 되고 싶다

 5. 초콜릿과 캔디 멜론 맛 아이스 바 그리고 솜사탕 구름 모자

 6. 화산 폭발 

 7. 미안해 내가 미안해

 8. 에브리띵 이즈 오케이?

 9. 스미냑의 노을 

 10. 아침의 색깔들


 에필로그 - 모기와 땀띠




본문


 그러고 보니 발리에 와서 지금까지 한 일이 고작 자고 일어나 조식을 먹고 물장구치다가 걷다가 사진을 찍고 다시 밥 먹은 것이라니. 이토록 아무 것도 없는 여행이라니. 놀랍기도 하다가 놀라운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토록 무용한 여행을 누가 할 것인가 하는 마음에 심지어 뿌듯하다는 생각도 해본다. 발리에선 꼭 특별한 어떤 일이 일어날 것만 같다고 생각했던 나는 그렇게 조금씩 흐려지고 있었고, 발리에 스며들어 여행자가 아닌 생활자로서의 나는 그렇게 조금씩 분명해지고 있었다.


 - '조금씩 분명해져 가는 것' 중에서 -



 일상이었다면 무심코 지나쳤을 작은 순간일 텐데도 여행에선 이렇게 큰 행복의 순간으로 다가오다니. 그 날의 하늘을, 그 날의 우붓을, 그 날의 행복을 잊지 않기 위해 나는 너에게 아마도 부치지 못할 편지를 썼다. '너와 함께 하지 못했던 시간 중에 행복했던 순간이 있었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발리 우붓에서의 오늘이라고 답하겠지.'


 - '아마도 발리 우붓에서의 오늘이라고 답하겠지' 중에서 -



 비록 무릎은 까졌지만 사지는 멀쩡한 상태로 돌아와 엄마에게 그리고 조카에게 차례대로 라탄백을 증정했다. 라탄백에 얽힌 무용담은 필요 이상의 정보임이 분명하기에 굳이 이야기하지 않은 채로. 만약 이야기했다면 '그랬구나.'라는 철 지난 위로를 받을 수 있었겠지만 이미 지나고 난 후의 위로는 의미 없었을 테니까. 지금은 엄마와 조카의 라탄백도, 나도 에브리띵 이즈 오케이니까. 


 - '에브리띵 이즈 오케이?' 중에서 -



 몸을 긁어가며 찍었던 사진을 펼쳐보았다. 분명 발리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사진을 돌아보니 나의 마음은 심하게 울렁거렸다. 그것은 마치 곁에 있을 때는 소중함을 몰랐던 엄마에 대한 기억이나, 옛 연인에 대한 추억과 비슷한 것 같았다. 발리에선 아무 일도 생기지 않았지만 아무 일도 생기지 않았던 것이 나에게는 커다란 의미들로 다가왔다. 그리고 그 여행이 남긴 기억이 모기 물린 자국과 땀띠, 그리고 알 수 없는 울렁거림으로 되새김질 되고 있었다.


 - '에필로그 - 모기와 땀띠'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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