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답답하고 삶이 팍팍하신 분들, 공황장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신 분들에게

<고구마 백 개 먹은 기분> 저자 최은주

입력시간 : 2020-01-16 20:09:45 , 최종수정 : 2020-01-16 20:09:45, 허상범 기자



책 소개


 <고구마 백 개 먹은 기분>은 최은주 작가의 에세이다.

 책은 공황장애와 살면서 고구마 100개 먹은 기분이 수시로 들지만, 사이다 같은 청량감 있는 하루하루를 보내기 위해 노력하는 작가의 이야기를 담았다. 

 작가는 공황과 조울증을 처음 진단받을 때부터 6년이 지난 지금까지 느낀 감정들과 생각들을 책을 통해 공유한다. 얼핏 소재만 들으면 어둡고 우울한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되지만, 제목이 주는 신선함과 이야기를 푸는 방식에서 드러나는 작가의 센스는 독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공황장애를 진단받는 사람들의 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현대사회. 그 속에서 최은주 작가의 에세이 <고구마 백 개 먹은 기분>은 공황장애와 싸우고 있는 이들에게 소소한 위로를 전하며, 공황장애가 무엇인지, 어떠한 상황으로 내몰아가는지 이해하고 싶은 이들에게 지침서가 되어줄 것이다.



<출처: 이후북스>



저자 소개


 저자: 최은주


 <우리는 이별에 서툴러서>를 썼습니다. 




목차 


 제 1 장 불안과 공황장애

 1. 서른 살에 찾아온 공황장애 / 2. 더불어 조울증


 제 2 장 가볍게 말하자면

 1. 전용차는 119, 제 2의 방은 응급실 / 2. 더위에 녹아내리는 아이스크림처럼 / 3. 호흡, 놓치지 않을 거예요. / 4. 공황발작 시 행동요령 목걸이 / 5. 지진, 또 하나의 공황발작 요인 / 6. 촛불시위, 월드컵의 공통점 / 7. 멀미 한 번, 구역질 한 번 / 8. 아이의 등장, 공황발작 적신호 / 9. 비린내 안녕 ~ / 10. 다리가 세 개 / 11. 비상 연락망 / 12. 듣보잡! 공황퇴치요법! / 13. 일?! 도전!!! / 14. 불안 불안한 책장 / 15. 사람풍경, 자연풍경 / 16. 제 점수는요 / 17. 다양한 신체화 증상 / 18. 샤워는 10분 이내 / 19. 커피를 끊으라고요? 술을 끊으라고요? / 20. 무관심이 약입니다요. / 21. 공황장애, 보험 되나요? / 22. 생리 주기, 남모르는 두 번째 통증


 제 3 장 좀 더 진지해져 볼까?

 1. 가족은 날 이해할까 / 2. 이 모든 게 유년 시절 결핍 때문일 거야 / 3. 가족을 충분히 미워하세요, 화내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용서하세요 / 4. 가정사, 과거의 일은 과거로 묻기 / 5. 몇 명의 친구가 필요하세요 / 6. 나도 너를 이해할 수 있을까 (가족의 입장, 친구의 입장에서 바라보기) / 7. 사내 복지체계 잘 활용하기 / 8. '정신과 다니는 사람이 업무나 제대로 할 수 있겠어?' 이 말이 참아지나요 / 9. 자발적, 능동적, 사직서 내기 / 10. 동정 말고 인정 / 11. 헤어짐으로 아픈가요, 당신은 당신과 헤어지지 말아요. / 12. 언젠가는 죽습니다. 살아있는 것들을 충분히 사랑해주세요. / 13. 의도치 않은 이별 (사고, 자살) 그게 탕신 탓이라고 생각하나요 / 14. 한 번 버려지면 두 번도 버려질 수 있다. 무뎌져요. 어른이에요 


 제 4 장 공황장애 마주하기

 1. 호흡 (바이오피드백) / 2. 명상하기 / 3. 감사일기 / 4. 약물치료 / 5. 산책 / 6. 인지행동치료 / 7. 심리상담 / 8. 직면하기 / 9. 개인적 활동 (책 읽기, 종이접기, 퀼트 등) / 10. 사고하기 (긍정적)


 제 5 장 앞으로의 과제

 1. 사건아 약 / 2. 연애 / 3. 4시간 직장 찾기 / 4. 매일의 미션 수행 / 5. 공황장애 극복가 명함 내밀기


 끝으로. 공황장애 덤벼!




본문


 공황장애 환자들을 대하는 의료진들의 태도에도 진지하게 말하고 싶다. 어차피 죽는 병 아니니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못마땅한 의료태로를 보이는 분들이 있다. 그런 모습에 공황장애 환자들은 한 번 더 상처를 받는다. 그동안 가보았던 의료진 중에도 그런 태도를 보이다가 나중에 내 분통을 터뜨리게 한 의료진도 경험해봤다. 조금은 환자의 심정을 공감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119까지 불러서 응급실에 갈 정도면 나도 쉽지 않은 선택이였다는 것을, 그런 모습을 존중해줬으면 좋겠다.


 - 23페이지 중에서 -



 공황장애 6년 차가 되면 특별하게 무리하지 않는 한 하루를 사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생글생글 웃으면서 산책도 잘하고, 설거지도 곧잘 하고, 컴퓨터 게임도 하고,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활동도 적극적으로 한다. 날 제일 가까이에서 보는 아버지는 이제 병이 다 나은 것 같다고. 계속 보고 있으면 일 다니기 싫어서 꾀병 부리는 것 같다고 말한다. 내가 생각해도 내가 꾀병을 부리고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공황장애 상태가 많이 호전되었다. 그런데 그 말이 너무 슬프더라, 


 '꾀병 부리는 것 같다'

 내가 지내온 모든 아픔이 꾀병이라는 말에 가볍게 다룰 수 있는 것들이었나, 가족이라면 날 조금 더 이해해주고 감정을 헤아려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하고 말이다. 그 말을 듣고 며칠을 울었다. TV에서 보면 공황장애가 있는 연예인이 방송하다가도 예기불안이 오면 방송을 멈추고 약을 먹고 조금 쉬다가 다시 방송하는 모습을 보았다. 


 - '1. 가족은 날 이해할까', 93페이지 중에서 -



 그리고 머리카락을 말릴 때 드라이기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마르도록 놔두었다. 드라이기의 뜨거운 온기도 숨이 찼다. 샤워는 해야겠는데 왠지 불안하면 저녁에 몸만 씻고,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서 머리를 감았다.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것을 두 번으로 나누어 한 것이다. 그리고 샤워를 마치면 찬물을 2컵 정도 들이키고 선풍기나 에어컨의 찬 바람을 맞았다. 샤워하고 나서 몇 십 분 동안은 무슨 행동을 취하지 않고 정적인 상태를 유지했다. 몇 가지 변화를 통해 샤워하는 동안, 샤워 후 찾아오는 예기불안과 공황발작을 멈출 수 있었다. 

 

 지금도 찜질방이나 목욕탕을 가지 못한다. 어차피 공황이 시작되기 전에도 힘들어했던 곳이니까 일부러 찾아갈 필요는 없다고 본다. 아쉬운 것은 할머니 연세가 83세이신데 할머니 모시고 온천이나 목욕탕을 못 간다는 것. 할머니 등을 밀어드리지 못한다는 것. 그게 조금 아쉽다. 


 - 78페이지 중에서 -



 자연을 보며 감사함을 느꼈다. 하루하루 부지런히도 해는 뜨고 지고, 달은 뜨고 지고 그 과정 자체가 아름다웠다. 어느 여름날 잠이 오지 않아서 날을 꼬박 새우고 새벽에 두물머리를 찾아갔다. 연꽃향이 그윽하게 나고 일출이 보기 아름다웠다. 이토록 아름답게 피는 해를 지금까지 보지 못했다는 것이 더 놀라웠다. 뜨는 해를 보며 눈물을 흘렸다. 자연이 선사하는 아름다움에 다시금 감사해졌다. 살아가고 싶어졌다. 


 내가 지금도 여전히 사람 숲 가득한 도시에 살았더라면 그렇게 느낄 수 있었을까. 어쩌면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는 곳에서 도피해 나왔는지도 모른다. 남들이 보기엔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아무려면 어떤가. 이제야 숨을 쉴 수 있겠는걸. 사람이 주지 못하는 것을 자연이 줬다. 그 기분을 설명하지 못하겠는데 3년 넘게 살아보니까 느껴지더라. 자연이 주는 힘을 믿어보자. 


 - 69페이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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