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성수 핵심 상권서 올리브영-무신사 뷰티 나란히 출점
올리브영 “기존에도 사용한 색상…매장 특성 고려한 선택”
[소셜밸류=한시은 기자] 서울 홍대거리가 핑크빛으로 물들고 있다. 무신사 뷰티의 연핑크색 매장 옆으로 올리브영의 핫핑크색 건물이 들어서면서다.
일각에서는 올리브영이 시그니처 색인 ‘올리브그린’ 대신 핫핑크를 선택한 것을 두고 무신사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양사 사업 규모에 상당한 격차가 있는 만큼 무신사 뷰티를 올리브영의 대항마로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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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왼쪽) 서울 마포구 무신사 뷰티 홍대점 바로 옆에서 공사가 진행 중인 올리브영 신규 매장. (오른쪽) 지난 9월 문을 연 무신사 뷰티 홍대점./사진=독자·무신사 제공 |
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무신사 뷰티 홍대’ 바로 옆에서 올리브영 신규 매장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올리브영의 홍대 매장이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공사 가림막 사이로 공개된 건물 외벽이 선명한 핫핑크색이라는 점 때문이다.
무신사 뷰티 홍대점은 지난 9월 문을 연 무신사의 첫 뷰티 단독 오프라인 매장이다. 무신사 뷰티의 브랜드 색상인 코랄핑크를 매장 외관에도 적용했다. 반면 인접한 올리브영 신규 매장은 이보다 채도가 높은 핫핑크색을 사용했다.
이를 두고 유사한 색상을 활용해 무신사 뷰티 매장의 시각적 차별성을 약화시키려는 전략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무신사는 2024년부터 코랄핑크를 브랜드 정체성을 나타내는 색상으로 활용해 왔다. 2024년 첫 개최 이후 올해까지 3년 연속 선보인 '무신사 뷰티 페스타(무뷰페)'를 비롯해 지난 9월 개점한 무신사 뷰티 홍대점에도 코랄핑크를 적용하며 브랜드의 일관된 이미지를 구축해 왔다.
올리브영은 브랜드 고유 색상의 권리화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 4월 대표 색상인 ‘올리브그린(Olive Green)’을 색채상표로 출원하면서 팬톤 색상번호 ‘2286C’와 헥사코드 ‘#82DC28’을 명시했다. 특정 색상 자체를 브랜드의 식별 수단으로 인정받아 상표권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개별 기업의 사업적 판단에 따른 결정이겠지만, 기존에 주로 사용하지 않았던 색상을 경쟁사 바로 옆 매장에 적용했다는 점은 업계 상도의 측면에서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매장 입지부터 외관 색상까지 후발 경쟁사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매장 개점까지는 통상 입지 선정과 임대차 계약, 설계 및 시공 등 상당한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무신사 뷰티 홍대점이 지난 9월 문을 연 점을 고려하면 올리브영이 무신사를 의식해 두 달여 만에 신규 매장 출점을 결정하고 외관 디자인까지 확정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실제로 올리브영은 지난해 6월 해당 건물의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리브영 역시 신규 매장의 외관 색상을 무신사 뷰티에 대한 견제로 해석하는 것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핫핑크는 새롭게 도입한 색상이 아니라 기존 매장에서도 활용해 온 색상 중 하나로, 이번에는 색조 특화 매장의 콘셉트를 고려해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해당 매장은 색조 특화 매장의 정체성을 보여주기 위해 매장 내외부 디자인에 다양한 컬러를 활용했다”며 “외관은 비비드 핑크 컬러로 젊고 생동감 있는 에너지를 표현했고, 내부 역시 층별 특성에 맞는 키컬러를 적용해 공간의 매력을 극대화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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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마포구 무신사 뷰티 홍대점 3층에서 바라본 올리브영 신규 매장. 무신사 뷰티의 코랄핑크색 공간 바로 앞으로 핫핑크색 외벽이 맞닿아 있다./사진=독자 제공 |
◇ 가파른 성장세 보이는 무신사 뷰티…올리브영 대항마 될까
무신사에 따르면 지난해 뷰티 부문 거래액은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 2021년 뷰티 사업을 시작한 이후 지난해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100%에 달한다. 패션 사업의 규모가 큰 데다 뷰티 사업은 아직 성장 초기 단계인 만큼 전체 거래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제한적이지만,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무신사의 강점은 기존 패션 플랫폼에서 확보한 고객 기반이다. 올해 1~8월 무신사에서 뷰티 상품을 처음 구매한 고객 가운데 83.1%는 의류와 신발, 잡화 등 다른 카테고리에서 구매한 경험이 있는 기존 회원으로 나타났다. 패션 소비자가 뷰티 상품 구매로 이어지는 교차 구매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무신사 뷰티가 오프라인에서도 유의미한 판매 채널로 자리 잡는다면 중소·인디 뷰티 브랜드의 유통 채널 선택권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존 올리브영에 집중됐던 유통 구조에서 새로운 판매처가 생기는 만큼 브랜드사의 협상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장기적으로는 H&B 시장 주도권 싸움에도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무신사 뷰티의 성장 가능성과 별개로 현 단계에서 올리브영과 대등한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나온다.
화장품은 발색과 발림성 등을 직접 확인한 뒤 구매하려는 수요가 큰 만큼 오프라인 매장 확보가 중요한 경쟁력으로 꼽힌다. 그러나 무신사 뷰티의 단독 오프라인 매장은 이달 개점 예정인 성수점을 포함해 2곳에 불과하다. 반면 올리브영은 전국 1300여개 매장을 통해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손쉽게 제품을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또 다른 뷰티업계 관계자는 “후발 플랫폼은 브랜드를 유치하기 위해 기존 사업자보다 유리한 거래 조건을 제시할 유인이 있다”면서도 “브랜드사는 납품 가격 등 거래 조건만으로 입점을 결정하지 않고, 매장망과 물류, 배송 서비스 등 실제 판매를 뒷받침하는 인프라도 고려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리브영은 전국 매장과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오늘드림 등을 운영하는 만큼 현재 단계에서는 올리브영과 무신사를 대등한 경쟁자로 묶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양사의 초근접 출점은 홍대뿐 아니라 성수 연무장길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무신사는 오는 11일 서울 성수동에 두 번째 뷰티 단독 매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 무신사 스탠다드 성수점 인근에 들어서는 이 매장 역시 건물 외관부터 내부 공간까지 브랜드 상징색인 코랄핑크로 꾸몄다.
이곳에서 약 70m 떨어진 곳에도 올리브영 신규 매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두 매장 사이 거리는 도보 1분 안팎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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