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의존도 낮추고 북미·유럽·일본 공략 강화…해외 사업 수익성 개선 뚜렷
라네즈·설화수·에스트라·코스알엑스 중심 브랜드 혁신…글로벌 성장 기반 확대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높이고 책임을 다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로 등장한 지 오래다. ESG 경영의 실행 여부에 따라 기업의 생사가 갈린다. ESG 경영은 또 CEO를 평가하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 이에 소셜밸류(SV)는 기업 CEO들의 ESG 경영 철학을 살펴보고 실행 의지를 면밀히 들여다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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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2025년 9월 서울 용산구 본사에서 열린 창립 80주년 기념식에서 중장기 성장 비전인 '크리에이트 뉴뷰티(Create New Beauty)'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아모레퍼시픽그룹 제공 |
아모레퍼시픽이 글로벌 사업 구조 재편과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바탕으로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지속적인 경영 혁신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한 경영 행보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창립 81주년을 맞은 올해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50% 이상 증가한 데 이어 올해 2분기에도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서 회장이 추진해 온 '글로벌 리밸런싱(Global Rebalancing)'과 브랜드 포트폴리오 혁신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K뷰티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에도 속도가 붙고 있는 모습이다.
◇ 영업이익 52.3% 증가…해외 사업 수익성 개선이 실적 견인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4조2528억원으로 전년 대비 9.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358억원으로 52.3% 늘어나며 매출 성장률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해외 사업 매출은 1조9091억원으로 전년 대비 14.7%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2099억원으로 101.5% 급증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해외 사업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국내 사업 매출은 2조 2752억원으로 5.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449억원으로 2.4% 감소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올해에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조1759억원, 영업이익은 11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0%, 59.3% 증가했다. 국내 사업 매출은 6108억원으로 10.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96억원으로 48.2% 늘었다. 해외 사업 역시 매출 5516억원, 영업이익 718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27.6%, 99.3% 성장했다.
특히 해외 사업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점은 글로벌 사업 구조 재편이 단순한 외형 확대를 넘어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되고 있다.
◇ 중국 중심서 북미·유럽으로…글로벌 리밸런싱 성과 가시화
서 회장의 글로벌 경영 전략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중국 중심의 해외 사업 구조를 다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시장의 소비 환경 변화와 경쟁 심화에 대응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미주와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 확대에 주력해 왔다.
이 과정에서 2024년 스킨케어 전문 브랜드 코스알엑스(COSRX) 인수는 글로벌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주요 전환점이 됐다. 기존 라네즈와 설화수, 이니스프리 등 주력 브랜드에 글로벌 스킨케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코스알엑스를 더하면서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냈다.
미주 지역에서는 라네즈와 설화수, 이니스프리의 성장에 코스알엑스 편입 효과가 더해지며 매출이 확대됐다. 에스트라와 한율 등 신규 브랜드의 진출로 제품 포트폴리오도 한층 다양해졌다.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역 역시 라네즈와 이니스프리의 판매 호조, 에스트라의 시장 진입 등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 같은 브랜드 다변화 전략은 올해 2분기에도 해외 사업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했다. 특히 코스알엑스와 에스트라를 중심으로 판매 기반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에 힘을 보탰다.
반면 중화권은 사업 구조 및 유통 채널 재정비 영향으로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백화점 매장 효율화와 디지털 채널 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수익성 중심의 사업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시장의 회복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지만, 북미와 유럽 등 성장 지역에서 확보한 성과가 특정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완화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 라네즈·설화수·에스트라·코스알엑스…멀티브랜드 경쟁력 강화
글로벌 사업 재편과 함께 서 회장이 추진해 온 브랜드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성장의 주요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럭셔리 브랜드 설화수와 글로벌 스킨케어 브랜드 라네즈를 중심으로 기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에스트라와 코스알엑스 등 더마·기능성 스킨케어 브랜드를 육성하고 있다.
라네즈는 북미 시장에서 립케어 제품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대표 인기 제품인 ‘립 슬리핑 마스크’와 ‘립 글로이 밤’은 보습력과 다양한 향을 앞세워 글로벌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 2분기에는 주요 제품이 아마존 프라임 데이에서 높은 판매 순위를 기록했으며, 유럽에서는 영국 주요 유통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스킨케어 제품의 판매 접점을 확대했다.
설화수는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로서 대표 제품인 '윤조에센스'와 '자음생' 라인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북미에서는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망을 확대하고, 중국에서는 핵심 제품을 중심으로 디지털 마케팅을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더마 브랜드 에스트라의 대표 제품인 '아토베리어365 크림'은 2년 연속 올리브영 더마 카테고리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올해 2분기에는 미국 아마존과 세포라를 중심으로 판매가 확대되며 미주 지역에서 세 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코스알엑스는 글로벌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미주에서는 아마존과 틱톡샵 판매가 호조를 보였으며, 유럽에서는 주요 유통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신규 시장 진출을 확대했다.
일본 시장에서도 라네즈와 에스트라, 헤라, 코스알엑스 등 주요 브랜드가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에스트라는 '아토베리어365' 라인 판매 확대에 힘입어 세 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 글로벌 시장 확대 넘어 연구개발·디지털 경쟁력 강화
아모레퍼시픽은 글로벌 시장 확대와 함께 연구개발(R&D)과 디지털 유통 경쟁력 강화에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연구개발(R&D)에 약 1348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약 673억원을 투입하며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피부과학 기반의 기능성 제품 개발과 더마·스킨케어 기술 고도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유통 구조에서도 변화를 주고 있다. 기존 백화점과 면세점 중심의 판매 구조에서 벗어나 온라인 플랫폼과 멀티브랜드숍, 글로벌 전자상거래 채널 등으로 유통망을 다변화하며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와 쿠팡 등 주요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매출이 성장하고 있으며, 해외에서는 아마존과 세포라, 틱톡샵 등 글로벌 유통 채널을 활용해 브랜드별 판매 기반을 넓히고 있다. 이를 통해 국가별 소비 특성과 구매 방식에 맞춰 유통 전략을 차별화하고, 신규 고객 확보와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유통망 확대는 해외 사업의 성장과 맞물려 아모레퍼시픽의 매출 구조 변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해외법인 및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7%였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48%를 기록했다.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해외에서 창출하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글로벌 시장의 중요성도 한층 커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판매 채널 확대를 넘어 변화하는 소비자 구매 방식에 대응하고, 특정 시장과 유통 채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글로벌 사업의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 '크리에이티브 뉴뷰티' 비전…글로벌 성장 지속성이 관건
서 회장은 중장기 비전인 ‘크리에이트 뉴뷰티(Create New Beauty)’를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 경쟁력 강화와 브랜드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한 화장품 판매 확대를 넘어 피부과학과 바이오 기술,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새로운 뷰티 서비스를 개발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서 회장은 지난해 창립 80주년을 맞아 2035년까지 그룹 매출 15조원을 달성하고, 해외 매출 비중을 70%까지 확대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매출 1조원 이상의 글로벌 메가 브랜드를 육성하고 프리미엄 스킨케어 시장에서 글로벌 톱3에 진입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 전략은 △글로벌 핵심 시장 집중 육성 △통합 뷰티 솔루션 강화 △바이오 기술 기반 항노화 연구개발 △민첩한 조직 혁신 △AI 기반 업무 전환 등 5가지다. 기존 화장품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헤어케어와 웰니스, 뷰티 디바이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연구개발부터 생산·마케팅·유통까지 경영 전반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실제 아모레퍼시픽은 이러한 비전을 고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서비스로 구체화하고 있다. 올해 서울 용산 본사에 새롭게 선보인 플래그십 스토어 ‘아모레용산’은 브랜드 쇼룸과 피부 진단, 맞춤형 화장품 서비스, 연구 공간 등을 결합한 복합 뷰티 공간이다. 제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개인별 피부 특성과 수요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경험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브랜드별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에스트라는 북미 시장에서 ‘에이시카 라인’의 판매 호조를 바탕으로 전년 동기 대비 세 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유럽 17개국에 신규 진출했다. 코스알엑스 역시 북미 시장에서 ‘RX라인’과 ‘PDRN라인’의 판매를 확대하며 성장세를 회복했다.
올해 2분기에는 미국과 유럽의 아마존 프라임데이에서 라네즈와 코스알엑스, 일리윤, 미쟝센 등 주요 브랜드가 뷰티·퍼스널케어 부문 상위권에 오르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코스알엑스는 독일과 영국 아마존 뷰티 카테고리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유럽 시장에서도 판매 경쟁력을 높였다.
서 회장은 브랜드별로 성과를 거둔 제품과 판매 전략을 다른 국가로 확대하는 한편, 소비자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상품 개발과 마케팅의 효율성을 높이는 등 조직의 실행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지난 9월 창립 81주년 기념사에서는 변화하는 고객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전략을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하는 실행력을 강조하며, ‘뉴뷰티’ 비전 실현을 위한 지속적인 혁신을 주문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9월 열린 투자자 행사에서 미주·유럽·일본 등 핵심 시장을 중심으로 더마뷰티와 클리니컬 스킨케어, 헤어케어 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2026년 7월부터 2027년 6월까지 매출 10% 성장과 영업이익률 11~12%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다만 향후 중국 사업의 수익성을 안정적으로 회복하는 동시에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글로벌 뷰티 시장의 경쟁 심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남아 있다. 신규 브랜드의 현지 시장 안착과 유통망 확대, 연구개발 투자의 사업 성과 연결 여부도 중장기 성장성을 좌우할 주요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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