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네오볼타와 9GWh 규모 ESS 공급계약...양극재 공급망도 함께 구축
기존 전기차 라인 전환으로 투자 부담 최소화...내년 공급 본격화
[소셜밸류=이국열 기자] SK온이 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화로 손실 폭을 줄이는 한편,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새 성장축으로 키우며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낸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 둔화라는 업황 부담 속에서도 전년보다 나아진 실적을 내며 사업구조 전환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28조7738억원, 영업이익 3조7043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배터리 사업을 맡은 SK온은 매출 1조5263억원, 영업손실 805억원을 냈다.
◇ 일회성 요인 빼면 '개선 흐름' 뚜렷
SK온은 직전 2분기 821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3분기에는 적자로 돌아섰다. 다만 2분기 실적에는 고객사 보상금 등 일회성 수익이 반영돼 있었다. 분기 간 손익 차이를 본업의 후퇴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개선은 더 분명하다. 매출은 23.0% 줄었지만 영업손실은 1248억원에서 805억원으로 443억원 감소했다. 판매 규모가 줄어든 가운데서도 손실을 줄였다는 점에서 원가 관리와 운영 효율화의 효과가 실적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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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온 CI/사진=SK온 제공 |
김영광 SK온 재무관리실장은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전분기에는 일회성 수익이 반영된 바 있어 손익은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며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본원적 수익성 측면에서는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 정유 호황과 다른 시계...배터리는 ‘체력 다지기’ 중
모회사의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은 중동 정유시설 가동 차질과 러시아 경유 수출 제한에 따른 석유제품 공급 감소, 이로 인한 마진 상승의 영향이 컸다. 반면 배터리는 전기차 수요와 고객사 구매 일정, 신규 사업의 공급 시점에 따라 실적이 움직인다. 같은 에너지 사업이라도 두 사업을 같은 잣대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SK온의 현재 위치는 호황에서 뒤처졌다기보다 업황 회복기에 대비해 체력을 다지는 구간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기존 사업의 효율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새로운 수요처를 확보하는 작업이 함께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 ESS로 고객·제품군 넓힌다
SK온은 미국 네오볼타와 2027년부터 5년간 총 9GWh 규모의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셀 공급계약을 맺었다. 엘앤에프, 포스코퓨처엠과는 관련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북미 고객 확보와 소재 공급망 구축을 동시에 이뤄내며 ESS 사업의 밑그림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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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온 에너지저장장치(ESS)/사진=연합뉴스 제공 |
제품 경쟁력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삼원계 중심이던 제품군에 LFP를 더하면서 고객사 수요에 맞는 배터리를 폭넓게 제안할 수 있게 됐다. 셀 공급과 양극재 조달을 함께 묶어 원재료부터 납품까지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도 강점이다.
무엇보다 전기차에 집중됐던 매출 기반을 다변화한다는 데 의미가 크다. 2027년 공급이 시작되면 5년간 물량이 이어지는 만큼, 전기차 배터리 판매 중심이던 실적 구조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 신규 증설 대신 기존 라인 전환...‘효율적 성장’ 선택
생산능력 확보 방식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SK온은 단기적으로 신규 증설보다 기존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해 활용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주 단계부터 라인 전환 비용과 생산 효율성을 함께 따지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새 성장 기회를 잡으면서도 대규모 투자 부담은 줄이고, 기존 설비의 가동률은 높이는 전략이다. 업황 변동성이 큰 시기에 재무 부담을 관리하면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현실적인 선택으로 평가된다.
◇ 내년, 전환 성과 가시화의 출발점
SK온은 생산·공급 운영 최적화와 원가 절감을 이어가는 한편, ESS 추가 수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사업의 효율화와 새 사업의 확대가 함께 맞물려 돌아가는 구조다.
전년보다 줄어든 손실과 새로 확보한 ESS 공급 기반은 SK온의 체질 개선이 이미 진행 중임을 보여준다. ESS 공급이 본격화하는 내년은 이 같은 변화가 실적으로 확인되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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