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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에서 남자를 찾기 전에 당신이 반드시 읽어야 할 글

Jess / 기사승인 : 2020-02-03 22:3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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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한 명쯤은, 괜찮은 놈이 있지 않을까?



스트레스를 풀고 싶어서, 미친 듯 춤을 추고 싶어서, 친구들과 신나게 놀고 싶어서, 오늘만큼은 취하고 싶어서..! 다양한 이유로 클럽을 찾은 당신. 표면적인 이유가 무엇이 됐든 마음 한 구석 깊은 곳에서 자꾸만 고개를 드는, 꺾어버리려야 꺾이지 않는 은밀한 기대감이 있을 것이다.


"혹시, 오늘은 괜찮은 남자를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시간낭비하지 않고 결론부터 말하겠다. 답은 당신도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없다. 그럴 가능성은 없다. 그렇다면 당신은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내 친구 남친 나이트에서 부킹 하다 만났는데 세상 둘도 없는 사랑꾼에 벤츠남인데?


내 지인의 지인은 클럽에서 만나 결혼했는데 애 둘 낳고 잘 살고 있다던데..?




그렇다.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신 주변, 혹은 건너 건너에서 분명 로또 맞은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 본 적도 있을 것이다. 클럽에서 만나 잘 살고 있다는 커플의 이야기가 여러 사람의 입을 타고 순식간에 멀리멀리 퍼져나가는 이유는 간단하다. 일상에서 잘 일어나지 않는, 또는 쉽게 이해하기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만일 '소개팅해서 결혼했다던데?'처럼 일상적인 사건이라면 사람들이 흥미를 가지겠는가? 그 이야기를 접하게 된 수 십, 수백 명의 입에서는 "헐 진짜? 대박이네."라는 리액션이 나올 것이고, 아무도 입 밖으로 꺼내진 않겠지만 다들 머릿속으로는 어두운 불빛 아래 스쳐 지나갔던 그 남자, 혹은 남자들을 떠올리고 있을 것이다. '아, 그 새끼는 잘 살고 있으려나-.'




우리는 당첨되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은연중에 알면서도 매주 복권을 산다. 전체 통계로 보았을 때 내가 걸릴 확률이 극히 미미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 반복한다. 인간은 그런 동물이다. 뭐, 복권 당첨자가 마치 유니콘 같은 환상 속의 존재는 아니기에 완전히 어리석거나 무모한 행위는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만약 아무런 직업도 소득도 없이 로또에 당첨되기만을 기대하며 매일매일 복권을 사는 사람이 있다면...? 당신은 어떤 생각이 드는가? 과연 그 사람을 진심으로 응원해 줄 수 있는가..?




클럽에서 만나는 남자도 마찬가지다. 그가 정말 당신이 기다리던 그 사람일 확률, 정말 괜찮은 남자일 확률은 당신이 어제 긁은 연금복권 1등에 당첨될 확률보다도 낮을지 모른다. 서론이 길었다. 아무튼 그래서 당신이 클럽에 남자를 만나러 가기 전,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꼭 지켜야 할 세 가지는 이렇다.





첫 번째, 절대 취하지 않는다.


일단 정신부터 차리자. 물론 조금 알딸딸해야 세상이 재밌다는 건 잘 안다. 하지만 어두컴컴한 클럽에서 나를 지켜줄 수 있는 건 오직 나 자신뿐이다. 같이 온 친구들도 언제 어디서 뿔뿔이 흝어지게 될지 모른다는 사실을 알지 않는가. 일단 클럽 안에 들어오게 되면 그때부터는 각개전투다. 서럽지만 알다시피 위험한 세상이다. 잔에 혹시 뭔가를 타지는 않는지, 건네주는 맥주병이 새 것인지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볼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뿐이다. 뿐만 아니라 술에 취하면 판단력과 함께 시야도 흐려진다. 안 그래도 어둡고 화려한 조명 아래, 여자든 남자든 조금 더 아름다워 보인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하는데 알코올의 콩깍지까지 더해진다면...? 다음 날 침대 옆에서 곤히 잠든 오징어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아주 맨 정신까지는 아니되(물론 그러면 가장 좋겠지만 큰 맘먹고 놀기 위해 나선 밤일 테니..!), 내 주량의 치사량에는 한참 못 미칠 만큼, 다리가 휘청거리지도 않고 필름이 끊기지도 않을 만큼 조절해서 술을 마시자. 아무리 취해도 내 몸을 더듬는 원치 않는 손길을 야무지게 쳐낼 만큼의 정신은 항상 있어야 한다. 여기저기 테이블에 손목 끌려 다니느라 얼마만큼 마셨는지 세기 헷갈린다면 무조건 알코올이 들어가는 만큼 물을 마셔라. 1:1의 비율로. 술 뭐 마실래? 하면 난 물 줘! 를 외치고 생수병을 야광봉 대신 손에 들고 다녀라. 그럼 일단 기본적으로 험난한 오늘 밤, 살아남을 준비는 됐다.




두 번째, 절대 믿지 않는다.


얼굴도 몸도 스타일도 완전 이상형이다. 내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남자가 이 사람 같다. 옷차림도 멀끔하고 춤도 못 추고, 어딜 봐도 클럽 죽돌이 같지 않다. 잘 안 들린다는 핑계로 슬쩍 어깨 잡고 목 잡고, 귓불에 입술 스쳐가며 주거니 받거니 힘겹게 대화를 나눈 결과 명문대 출신에 대기업 직장인이란다. 와, 어떡하지? 나 이 사람 만나려고 이때까지 이렇게 찾아 헤맸나 봐. 내 눈만 마주치면 쑥스러운 듯 머쓱하게 웃는다. 클럽에서 만난 사람 같지 않게 순수하다 했더니 친구 생일파티라 오늘 처음 온 거랜다. 이 정도 되면 더 볼 것도 없다. 여기 너무 시끄러운데, 조용한 데 가서 대화할래요? 한 마디면 게임 오버. 친구고 의리고 당장 가방 찾아 의기양양하게 클럽 문을 나선다. 락커에서 내 짐만 빼가는데 오천 원, 날강도가 따로 없다. 말없이 뒤에서 쓱 오천 원짜리 내미는 이 남자.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있나..? 밤은 깊고 다리는 아프고 집은 멀고 남자는 핫하고- 원나잇만큼은 절대 안 돼! 강철 같던 결심에도 자꾸만 금이 간다. 그래, 잠깐 쉬었다 가지 뭐. 아니, 그냥 정말 얘기만 할 거야. 이왕 온 김에 잠만 자고 가야지. 정말 잠만.. 잠만, 아니 근데 이 남자, 왜 이렇게 달콤하고 왜 이렇게 섹시해? 원나잇 하고 나면 바로 돌변한다는 수많은 짐승들의 이야기를 들어왔지만 이 사람은 도저히 그럴 리가 없다. 나한테 번호를 왜 물어봤겠어? 아픈 가족사는 굳이 왜 말했겠어? 내가 너무 사랑스럽고 예쁘고 특별하다고, 클럽에서 이런 사람을 만날 줄 몰랐다고, 그런 얘기는 뭐하러 하겠어?




안다. 속는 사람이 아니라 속이는 사람이 잘못이다. 하지만 아무 죄 없는 당신은 저런 감언이설에 한 번, 두 번, 세 번, 그걸로도 부족해서 열댓 번은 상처받고 나서야 실감이 날 것이다. 아, 언니 말대로 정말 이런 곳에서 남자 만나는 거 아니구나.. 그러니 제발, 밤과 술을 배경으로 나온 남자의 행동과 언어는 단 한 구석도 믿지 말자. 그저 그 순간을 즐겨라. 아니면 차라리 한 술 더 떠 더 능글맞고 뻔뻔한 거짓말쟁이가 되든지.





세 번째, 절대 마음 주지 않는다.


클럽에서 만난 그 사람과 썸이든 섹파든 연인이든 아니면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애매모한 무언가이든, 원나잇에서 끝나지 않은 관계가 되었다고 치자. 아직 안심하긴 한참 이르다. 혹시 그 사람의 카톡 대화명이 본명이 아닌 '현'이라든가 'MJ', 'KIM'같은 약어 혹은 이모티콘인가? 당신도 더 가벼운 마음으로 만나는 게 아니라면 하루빨리 정리하자. 보나 마나 그 남자의 카톡 대화 목록에는 당신 같은 물고기들이 수십 마리 뻐끔대고 있을 것이다. 혹은 만났을 땐 너무 다정하고 잘 하는데, 헤어지기만 하면 연락도 잘 안되고 전화도 자주 안 한다? 마찬가지다. 만나서 좋은 건 누구나 그렇다. 어느 정도 호감과 성적 매력을 가진 두 남녀가 함께 있는데 좋지 않기가 더 힘들다. 바람둥이의 본받을만한 철칙이야말로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 하는 것이다. 아니면 당신과 분명 잘 만나고 있는 것 같은데 밤에 연락이 안 되거나 다투거나 폰이 꺼져 있을 때면 또 클럽에 가 있는 건 아닌지 미친 듯이 걱정된다..? 이래서 클럽에서 만난 관계는 잘 되기 더더욱 힘들다. 실제로 그 남자가 0.1%의 진정성 있는 남자라 한들, '그런 곳'에서 '그렇게' 만났기 때문에 서로 불필요한 의심이 싹트고 관계의 지속을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쉽게 만났으니 쉽게 헤어지고 쉽게 서로를 포기한다. 한 번 클럽에서 여자를 꼬셔 본 남자는 약간의 노하우와 자신감만 갖춰지면 그게 얼마나 쉽고 재미있는 일인지 잘 안다. 그러니 마냥 사랑스럽던 당신이 조금만 귀찮게 굴면, 굳이 힘들게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 또 찾아 나서면 그만이니까.




물론 당신이 이상한 사람이 아닌데 클럽에 갔듯 클럽에 온 남자들도 다 이상한 사람인 것은 아니다. 멀쩡한 사람도 많다. 이런 곳에 적용이 되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했던가. 클럽에서 만난 당신에게 쓰레기같이 굴었던 그 남자는, 소개팅에서 만난 어느 여자에게는 세상 둘도 없는 벤츠 일지 모른다. 애초에 남자들은 "혹시, 오늘은 괜찮은 여자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순진무구함으로 클럽을 찾지 않기 때문이다. 목적이 다르니 아무리 과정은 함께 한들 결과가 다를 수밖에 없다.




원나잇이 나쁜 것이 아니다. 성인 남녀가 서로의 합의 하에 즐기는 것은 좋지만, 그다음에 어떤 결과가 오더라도 상처받지 않을 수 있는 단단한 마음까지 준비가 되어 있으면 더 좋겠다는 말이다. 우리가 로또에 목숨 걸며 현생을 올인하지 않듯, 그저 일상에 소소한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유흥거리- 딱 그 정도로 클럽에서 만난 남자를 여겼으면 한다. 물론 그러다 당첨되면 대박인 거고.




하지만 쓸데없는 희망은 불어넣지 않겠다. 그런 일은 역시, 없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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