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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란? 사회적으로 정의된 가족의 의미란?

허상범 기자 / 기사승인 : 2019-12-31 11: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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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요시


책 소개


[가족 같은 소리 하고 있네]는 요시 작가의 에세이다.


"제가 요시님을 얼마나 가족같이 생각했는데!"


작가가 2년 4개월을 일한 직장에서 쫓겨나며 대표에게 들은 말이다.


가족이란 과연 무엇일까? 전 직장의 대표가 생각한 가족, 사회적으로 정의된 가족이란 단어의 의미는 도대체 무엇일까?


작가는 2019년 2월부터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약물치료와 정신 치료를 받고 있다. 그 시작은 연인과의 이별이었으나, 치료를 지속할수록 작가에게 있어 '가족'이란 단어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주제가 되어버렸다. 모든 인간관계의 출발점은 부모와의 관계였기 때문이다.


그 관계에 대한 깊은 고민과 감정을 진솔하게 써 내려갔다. 생각의 오류를 수정해나가는 과정까지 말이다.


책의 1부는 일상에서 느낀 불안과 우울한 감정들, 2부는 치료 과정에서 의사와 나눈 대화로 구성되어 있다.


요시 작가의 에세이 [가족 같은 소리 하고 있네]는 독자들에게 가족의 소중함, 그리고 진정한 가족의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어줄 것이다.


[출처: 스토리지북앤필름]

저자 소개


저자: 요시


스스로 선택한 이름을 쓰고 싶어 지은 필명입니다. 비상약 봉투에 쓰인 '필요시'라는 문구에서 가져왔습니다. 나의 글이 필요시 읽히기를 바랍니다.


목차


들어가며 5


구성 11


1부 - 단상의 기록


환상적인 일상 17 / 결국 18 / 사랑, 죄책, 분노 19 / 작별인사 21 / 개와 나 22 / 봄의 시선 24 / 주체할 수 없는 26 / 그럴 수도 있겠다 27 / 세상에 있어선 안 될 존재 29 / 감정의 끝 32 / 어떻게 우울을 지나가는지 34 / 다시 올라올 이유 35 / 답 36 / 눈이 마주치는 남자들 37 / 아가씨 가던 길로 38 / 울음을 삼키는 일 39 / 참새 41 / 술 마시는 날들 42 / 유미 43 /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 44 / 질투 46 / 미안해 48 / 화해 50 / 장마를 벗어나는 중 51 / 사랑의 책임 53 / 잘 알지도 못하면서 54 / 아빠가 웃는 얼굴로 60 / 두부도 나를 모른 척 한다 61 / 가장 솔직한 단 한 문장 62 / 흰 꽃이 지고 63 / 흘려보내 64 / 1회차 인생 67 / 덕수궁 돌담길엔 69 / 소원성취 71 / 꼬치꼬치 73 / 거리 74 / 네 탓 아니면 내 탓 75 / 노을 78 / 엄마의 일기 79 / 사회적 냉기 81 / 존나 아픈데 그래서 뭐 82 / 아주 내 멋대로 83 / 어떤 속삭임 85 / 35알의 분노 86 / 선생님에게 90


2부 - 대화의 기록


테스팅 95 / 영원히 사랑받고 싶다 96 / 이런 얘기를 해도 되나 98 / 원인론과 목적론 100 / 완전히 없어져야만 103 / 교회 누나 108 / 오늘의 하지 못한 말 113 / 굳이 말해야 할 필요 116 / 생각나는 일이 하나 있는데 118 / 묻고 싶은 문장들 122 / 진단보다 중요한 건 치료 123 / 꽃비와 홍삼 130 / 오늘의 모드는 방향 131 / 우리 다 어른이야 134 / 모르겠어요 138 / 지고 싶지 않아 142 / 지금, 여기 147


마치며 153


본문


2015년 겨울.


키우던 강아지가 교환학생을 가 있던 새 죽었고, 3년 6개월을 만난 남자친구는 이별을 고했으며, 두 달 후에는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


"나는 엄마가 정말 미워. 같이 살기 싫어 진짜!" 엄마와 싸우고 남자친구에게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엄마한테 그런 식으로 말하면 안 되지." 돌아오는 훈장질. 내가 기대한 대답이 아니었다. 어렵게 꺼낸 속마음에 대고 그 사람은 공감할 수 없다는 듯이 나를 나무랐다. '그래, 너는 엄마라는 존재를 무척이나 애틋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었지. 나를 가장 잘 이해한다고 생각한 너마저 나를 이해해주지 못하다니. 나는 누구에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 내 속사정은 알지도 못하면서 잘도 그런 말을 하네.' 속으로 생각했다.



그 일로 크게 싸우고 며칠 후, 남자친구는 내게 이별을 고했다. 물론 그 일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내게 그 기억은 큰 상처로 남았고 이후에 만난 이성들에게는 가족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깊은 관계를 맺고 화목해야만 할 것 같은 가족이 나에게는 치부이며 힘든 관계니까.


가족은 나를 아프게 하는 사람들이다.


"너 정말 나쁜 아이구나?" 사람들의 농담 소재로 쓰이는 이 말은 어렸을 때부터 엄마에게 들은 말이었다. 엄마와 싸울 때면 나는 늘 이기적인 아이, 저밖에 모르는 애가 된다. 집안 일을 안 한 날이면 "자식이 되어서 그것도 못해주니? 그래. 엄마가 쓰러지는 한이 있어도 다 할게. 아무것도 하지 마. 절대 부탁 안 할게!" 아빠의 밥을 안 챙겨준 날이면 "아빠한테 그 정도도 못 해 드리니? 엄마가 그런 부탁도 못 하니?" 우는 나를 보며 엄마는 또 "무슨 말만 하면 질질 짜고 말이야. 누가 보면 네가 세상에서 제일 힘든 사람인 줄 알겠어!"


왜 그런 아픈 말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쏟아내는 걸까. 왜 나에게 죄책감을 느끼게 하는 걸까. 왜 내가 엄마, 아빠의 모든 상황을 이해해야 하는 걸까. 나도 힘든데. 그걸 이해하지 못하는 내가 이기적인 사람인 걸까. 부모는 자식에게 모든 걸 다 부탁해도 되는 걸까. 사실 부탁도 아니면서. 본인 마음대로 안 되면 또 화를 내고, 짜증을 내고, 눈치를 줄 거면서. 딸이라는 이유로, 쉬는 날이었다는 이유로, 그 모든 부탁 아닌 부탁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의문투성이지만 엄마는 내게 당연한 일이라고 말한다. "네가 쉬었으니까 해야지! 다른 사람들은 다 일하고 왔잖아!" 내가 쉬는 것조차 죄책감을 느껴야 하나.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내가 아픈 말을 해서 엄마가 힘들어지면 어쩌지? 그래서 자살하면 어쩌지?' 7살 즈음, 말 안 듣는 나를 데리고 엄마는 아파트 옥상을 올라갔다. 이렇게 말을 안 들을 거면 여기서 같이 뛰어내리자고 했다. 엄마를 왜 이렇게 힘들게 하냐며. 그 기억이 아직도 나를 붙잡고 흔든다.


나를 비난하는 엄마가 밉지만, 엄마라는 이유로 사랑하기도 한다. 양가감정. 두 가지를 함께 한다는 건 괴로운 일이다. 죽도록 밉지만 어쩔 수 없이 사랑을 느끼게 된다는 것. 사실 정말로 사랑을 느끼는 것인지 사회적으로 강요당한 것인지 혼란스럽기도 하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 나는 이 말이 싫다. '가족이니까 당연히 그래야지' 이 말을 없애고 싶다. 배려를 강요할 순 없는 것 아닌가. 내 진심을 부모라는 이유로 강요할 순 없는 것 아닌가. 머릿속에 쉼 없이 떠오르는 말들을 붙잡아 보지만 정리가 되지 않는다. 테트리스처럼 차곡차곡 쌓아 정리하고 싶지만 마음대로 되질 않는다. 머릿속이 어지럽다.


밖에서는 침착하고 신사적인 중년 남성인 아빠는 어떨까. 3년 전이었던가. 아빠는 말대답하며 싸가지가 없다는 이유로 나를 때렸다. 그것도 맨정신에. 성인이 되어서 누군가에게 나가떨어질 정도로 맞는 일은 흔하지 않았고, 더욱이 나를 마땅히 사랑해줘야 할 사람이 그런다는 게 이해가 되질 않았다. (이것 역시 가족이니까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말일까. 나 또한 그 당위의 굴레를 자연스레 여기는 것일까. 웃기는 일이야)


"이렇게 때릴 거면 차라리 나를 그냥 죽여요!"


여태껏 아빠에게 소릴 지르며 화를 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런 내 분노의 외침에 아빠는 벙쪄 때리기를 그만뒀다. 그렇게 아빠가 변하는 줄 알았다.


- '잘 알지도 못하면서' 중에서 -


190402 화요일


의사 잘 지내셨나요?


나 네, 회사를 그만두고 노무사 공부를 할까 고민 중이에요.


의사 어떤 점이 고민되시나요?


나 음, 노무사 공부를 한다는 게 다른 회사에 들어가기 싫어서 회피하기 위한 수단을 찾은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어요. 흥미가 있기는 했지만….


의사 다른 회사는 왜요?


나 뭔가 다른 사람들에게 통제, 감시당하는 게 싫어요. 저보다 나이 많은 어른들이 있는 것도 싫고요. 부모님 영향인지 모르겠지만. 이야기하다 보니 자꾸 답을 부모님에게서 찾게 되는데, 부모님 탓을 하는 것 같아서 죄책감이 들어요. 내 행동에 변명하기 위해서 그러는 것 아닌가 싶고요.


의사 부모님 탓을 하기 위한 것, 변명거리를 찾는 것이 아니에요. 머릿속에 떠오르는 게 답인 경우가 많아요. 원인을 찾기 위한 것일 뿐이니 그것에 대한 가치판단을 하지 않아도 돼요.


나 '내가 맞는 걸까. 이런 얘기를 해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의사 생각나는 대로 얘기하셔도 돼요. 이곳에서 생각나는대로 말하는 연습을 해보죠.


나 그리고 행동은 안 하고 고민만 하는 것 아닌가 싶어요.


의사 아무것도 아 하고 계신 게 아니에요. 경제활동도 하고 계시죠. 회사에 가기 싫어도 잘 다니고 있고, 가면 열심히 하려고 노력한다고 하셨고. 자기비판을 할 필요가 없어요. 고민이 되는 선택인 게 당연해요. 리스크가 클수록 선택이 신중해지는 건 당연한 일이에요.


그래, 고민되는 생각인 게 당연해. 잘 할 수 있을 거야.


- '이런 얘기를 해도 되나'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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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밸류 허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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