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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재건축 공사 중단 사태, 조합측 무리한 요구 있었나

소민영 기자 / 기사승인 : 2022-04-22 10:2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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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시공사 갈등 씨앗 현 조합 집행부 교체 후 뿌려졌다는 지적 나와
특정 마감재 업체 콕 집어 지정 등 ”이례적인 일, 현행법령 위반소지”
층간차음재, 홈네트워크 등도 임의 교체…”실익 없고 비용부담 커져”

▲'유치권 행사' 현수막 붙은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현장/사진=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재건축 조합이 시공사업단과의 갈등으로 공사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둔촌주공사태와 관련해 조합이 시공사를 상대로 무리한 요구를 한 게 화근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둔촌주공 조합이 아파트 마감재와 층간 차음재, 홈 네트워크 업체 등의 선정에 개입하려 했고 지금도 개입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이에 따라 그간 이어진 조합과 사업단의 대치상황은 결국 조합의 이권개입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지적마저 나온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포레온)은 기존 아파트 5930가구를 철거하고 지상 최고 35층, 85개 동, 1만2032가구 아파트를 짓는 '단군 이래 최대의 재건축 사업'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조합과 시공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지난 15일 0시부로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현재까지 공정률은 52%에 달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은 지난 2021년 1월 18일 시공사업단에 건축자재 및 마감재 선정 시 조합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조합은 공문발송 이후 창호, 층간차음재, 홈네트워크와 마감재 업체 선정에 지속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이 특정 층간차음재 업체를 밀어주기 위해 해당 업체와 시공사업단의 미팅을 주선한 흔적./출처=제보자 

 

문제는 이 같은 개입이 명백하게 비상식적인 행위라는 점이다. 통상 아파트 공사의 건축자재 및 마감재 선정은 설계 및 공사도급계약, 한국공업규격(KS)에 따라 시공사가 진행해 공사계약의 형태로 조합에 제안한다. 

 

하지만 둔촌주공 조합은 지속적으로 특정 업체의 선정을 요구하고 해당 업체가 선정되지 않을 경우 자재 승인을 미루는 등 공사 진행을 지연시키는 방법으로 자신들의 의지를 관철시키려 했다는 것이다.

 

특히 가구와 타일, 위생도기 등에 대해서는 공사기간 및 비용에 대한 협의를 거치지 않고 조합이 자체적으로 입찰 절차를 진행, 선정해 시공사업단에 통보한 상황이다. 처음에는 특정 등급 이상의 마감재를 요구했지만 나중에는 특정 업체를 명확하게 제시하며 해당 업체를 선정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마감재 선정 개입은 서울시가 2011년 제정 발표한 '정비사업 공사표준계약서'상 '조합 및 조합원의 이권 개입 및 청탁 금지' 조항에도 위배된다”고 밝혔다. 그는 “합리적인 선택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조합원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서울시가 이를 제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서울시도 조합 측 개입을 명백한 시공사 권한침해로 규정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진행된 둔촌주공 민원 중재 회의에서 서울시 관계자는 “조합이 시공사의 역할을 침해하는 것 같다”며 “계약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업체 선정은 당연히 공사를 수행하는 시공사의 권한”이라고 언급했다. 

 

▲조합이 시공사업단에 발송한 에어컨 실외기 전동루버 업체 입찰지침. 시공사업단 측은 특정업체의 스펙을 명시해 입찰을 진행할 경우 공정성 시비가 있을 수 있어 특정 기능 명시는 어렵다고 회신했다./ 사진=제보자

조합은 층간차음재와 홈네트워크 시스템, 창호 등에 대해서도 2021년 7월 임시총회를 열고 교체를 결정했다. 이때 시공사업단에 공사기간이나 비용 등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조합은 층간차음재의 경우 층간차음에 대한 공인인증 성적이 없는 업체로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공인인증 성적 부재가 문제가 되자 시공사와 감리단, 조합, CM사, 서울시, 강동구청 등이 참여하는 성능 테스트를 요구하는 등 반드시 해당 업체를 선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중이다. 

 

하지만 ‘공동주택 바닥충격음 차단구조인정 및 관리기준’에 따르면 품질이 인증되지 않은 업체는 공사 납품업체로 선정될 수 없다. 또 조합은 집행부 교체 전인 2020년 3월에 이미 현존 최고 등급인 중량충격음 2급 자재로 납품을 결정한 바 있다.

 

홈네트워크 납품 업체도 조합장이 몸 담았던 기업으로 바꿔 달라는 요구가 지속되는 중이라는 불만이 나왔다. 둔촌주공 조합장은 당선 전부터 홈네트워크 업체 변경을 꾸준히 요구했고 지난해 7월에는 총회를 열어 업체 변경을 시도했다.

 

현재 홈네트워크 납품 업체는 2020년 2월 경쟁입찰을 통해 선정됐다. 해당 업체는 최근 공사중단으로 약 40억원의 손실을 입었고, 교체가 진행될 경우 기회비용을 포함해 2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할 전망이다. 

 

홈네트워크 업체가 교체될 경우 해당 업체가 조합을 상대로 손해배상 등을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예측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업체 변경에 따라 조합원들이 얻을 실익이 전혀 없다. 조합이 밀어주는 업체의 견적가가 기존 대비 수백억원 이상 비싼 데다, 기존 업체가 소를 제기할 경우 피해보상액은 고스란히 조합의 부담이 된다”며 “조합장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어 전 직장과의 결탁마저 의심된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조합은 에어컨 실외기와 함께 설치되는 전동루버 납품업체 역시 비합리적인 이유로 변경해야 한다고 고집했다. 뜻을 관철하기 위해 입찰 가이드에다 특정업체가 독점하고 있는 기능을 명시할 것을 요구했다. 사실상 특정업체가 낙찰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하려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공사업단은 특정 기능을 가이드에 명기할 경우 공정성 시비가 불거질 수 있다고 판단해 해당 기능을 가이드에 포함하지 않고 입찰을 진행했다. 결국 공개입찰에서는 조합이 간접적으로 지원했던 업체가 아닌 다른 업체가 전동루버 납품업체로 선정됐다. 

 

조합이 지원한 업체의 제품가격이 선정업체 대비 약 2.2배에 달해 가격 경쟁력이 낮았기 때문이다.

 

이후에도 조합은 이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트집잡기식 행보를 보여왔다. 낙찰된 업체의 공장을 방문해 염두에 뒀던 특정업체와의 차이점을 집중적으로 질의하는 식이다. 결국 조합은 재차 공문을 발송해 전동루버 납품업체 교체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둔촌주공 공사중지는 표면적으로는 공사비 인상으로 인한 조합과 시공사업단의 갈등이지만 이면에는 하도급 업체 선정에 개입하려는 조합의 이권 개입이 자리한다"며 “일부 집행부의 이익을 위해 납품업체 변경 요구가 길어질수록 전체 조합원이 부담해야 하는 사업비는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합 관계자는 "이 같은 주장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관련 보도에 대해 더 이상 해명을 않겠다. 관련 내용은 유튜브인 3%TV를 참조하면 된다"고 언급했다. 

[저작권자ⓒ 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소셜밸류 소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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