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수요 확대까지 맞물리며 고부가 사업 성과 가시화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삼양그룹이 범용 소재 중심의 화학사업을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소재 중심으로 재편하며 수익성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원유 공급망 위기와 중국의 반덤핑 공세 속에서 석유화학업계의 구조적 불황을 돌파하기 위한 복안이다.
삼양그룹은 △옥수수로 만든 친환경 바이오 소재 ‘이소소르비드’ △반도체 포토레지스트 소재 △수처리를 비롯해 반도체 초순수 생산에 필요한 ‘이온교환수지’ △스킨·헤어케어 제품에 쓰이는 퍼스널 케어 소재 등의 고부가 스페셜티 소재를 토대로 화학사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
◇ ”옥수수로 플라스틱 만든다”…삼양이노켐, 국내 최초·유일 이소소르비드 생산기업 도약
삼양그룹은 옥수수 전분을 활용한 친환경 바이오 소재 이소소르비드(Isosorbide)를 그룹의 미래 소재로 육성하고 있다. 2008년 개발에 착수해 2014년 국내 최초, 세계 두 번째로 이소소르비드(제품명: NOVASORB) 상용화 기술을 확보했으며, 2022년 군산에 연산 1만5000톤 규모의 생산공장을 구축했다.
이소소르비드를 사용한 플라스틱은 내후성(햇빛에 변색되지 않는 특징)과 내구성, 내열성, 투과성 등이 우수해 모바일 기기, TV 등 전자제품의 외장재와 스마트폰 액정필름, 페인트, 자동차 내·외장재, 식품용기, 친환경 건축자재로 활용이 가능하다. 플라스틱 외에도 정밀화학 분야에 적용하면 천연 화장품 원료, 환경 호르몬 없는 가소제, 친환경 에폭시 수지 등의 원료로도 사용할 수 있다. 현재는 전기차 모터코어용 접착제 소재로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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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소소르비드 상업화 공장 전경/사진=삼양그룹 제공 |
최근 삼양이노켐은 이소소르비드 활용범위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6월 HD현대중공업, 미래고분자연구와 함께 이소소르비드 기반의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단열재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7월에는 3D 프린팅 치과용 소재 전문 기업인 그래피와 이소소르비드 기반의 치과용 소재 개발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소소르비드의 판매량은 2022년 대비 2025년 말 기준 2.5배 증가했고, 같은 기간 고객사 수도 15배 증가했다.
◇ 삼양엔씨켐, 반도체 포토레지스트 소재 국산화…’26년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 경신
삼양엔씨켐은 반도체용 포토레지스트(PR) 소재인 고분자(Polymer)와 광산발산제(PAG)를 생산하는 삼양그룹의 화학계열사다. 반도체와 첨단 패키징 분야에서 일본이 독점하던 PR 핵심 소재를 2015년 자체 기술로 국산화해 국내 반도체 소재 자립화에 기여했다.
2021년 삼양그룹에 편입된 이후에는 선제적인 투자와 설비 확충을 통해 연간 생산규모를 PR용 고분자 240톤, 광산발산제 20톤까지 확대했다. 이는 연간 약 2,000억원 규모의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시설로 국내 최대 규모다.
삼양엔씨켐은 지속적인 연구개발(R&D)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낸드용 불화크립톤(KrF) 소재뿐만 아니라 D램에 쓰이는 불화아르곤(ArF), 극자외선(EUV)용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부가가치가 높은 ArF와 EUV 소재 비중을 늘리는 데 집중하는 한편, 차세대 고성능 반도체 패키징에 필요한 유리기판용 PR 소재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실적으로 연결되고 있다. 삼양엔씨켐의 2026년 상반기 매출은 7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21억원으로 38.0%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75.9% 증가한 128억원을 기록했다. PR 소재와 반도체 세정용 화학소재 공급이 늘어난 데다 ArF·EUV용 폴리머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이 확대되면서 매출 증가율보다 이익 증가율이 높게 나타났다.
◇ 삼양사, 이온교환수지 국산화 첨병…국내 최초·유일 이온교환수지 생산
삼양사는 1976년 일본 기업과의 기술제휴를 통해 국내 최초로 이온교환수지를 생산하며 정밀소재 국산화에 성공했다. 2011년부터 초순수(Ultrapure Water)용 이온교환수지를 개발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 등에 공급하고 있다. 특히 입자 크기가 일정해 이온 제거 효율이 높은 균일계 이온교환수지는 생산 가능한 기업이 세계적으로 제한적이어서 진입장벽이 높은 제품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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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양사 이온교환수지/사진=삼양그룹 제공 |
이온교환수지는 0.3~1mm 내외의 알갱이 형태로, 물속에 녹아 있는 특정 이온을 제거하거나 다른 이온으로 교환해주는 합성수지다. 수처리와 특정 물질을 분리·정제하는 용도뿐 아니라 의약, 반도체, 촉매, 원자력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인다. 삼양사는 국내 유일 이온교환수지 제조사로서 초순수 및 특수용도 수지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초순수 생산에 필수적인 균일계 이온교환수지가 반도체 호황기와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초순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정밀 전자제품 생산 시 세정 작업에 필수적인 소재로, 전해질은 물론 무기질, 미립자, 박테리아, 미생물 등 불순물을 제거하고 이온 함유량이 0%에 가까운 특수한 물이다.
균일계 이온교환수지는 비균일계 이온교환수지와 달리, 합성수지 알갱이 크기가 일정하기 때문에 빠르고 균일한 이온교환 반응이 가능하고, 같은 양의 수지로 더 많은 이온을 처리할 수 있다. 물리화학적 강도도 우수해 장기간 사용해도 비교적 손상이 적다. 이러한 균일계 이온교환수지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 삼양사를 포함해 5곳 정도에 불과하다.
삼양사의 이온교환수지 매출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10% 이상을 기록하며 우상향하고 있다. 특히 초순수, 원자력, 크로마토그래피 등에 쓰이는 프리미엄 이온교환수지 매출 비중을 향후 60%까지 확대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 삼양KCI, ‘MPC 유도체’ 세계일류상품 선정…헤어 컨디셔너 분야 세계 3대 공급자 도약
삼양KCI는 글로벌 40여개국 120여개 기업에 화장품·퍼스널케어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대표 제품인 MPC(Methacryloyloxyethyl Phosphoryl Choline) 유도체는 피부 장벽 강화와 보습 성능을 기반으로 스킨케어와 자외선 차단제, 인공혈관, 콘택트 렌즈 등에 적용되고 있으며, 2025년 산업통상자원부 ‘세계일류상품’에도 선정됐다.
삼양KCI는 MPC 외에도 자연 유래 고분자 헤어케어 컨디셔너 PQ-10과 구아(Guar) 유도체, 피부 친화성을 강화한 보습제 폴리쿼터늄(Polyquaternium)-51 등 양이온 계면활성제도 생산하고 있다.
또한 2024년 고기능 액티브 전달 플랫폼인 ‘앤캡가드(Encapguard)’를 개발하고 화장품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앤캡가드는 유효성분을 나노 크기의 전달체로 캡슐화해 피부 전달력을 높인 플랫폼이다. 난용성인 세라마이드를 고함량으로 쉽게 수분산시킬 수 있고, 피부 흡수 효율이 뛰어나 피부 장벽 강화와 보습 지속력 향상에 효과적이다. 리포좀, 지질나노입자(LNP), 나노에멀전 등 다양한 제형으로 변형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삼양KCI는 글로벌 다국적 기업이 요구하는 ESG 역량 확보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팜유 기반 원료에 대한 지속가능팜유협의회(RSPO) 인증 가이드라인을 엄격히 준수하는 한편, 글로벌 공급망 ESG 평가 및 지속가능성 인증인 2025년 에코바디스(EcoVadis) 평가에서 최고 등급(플래티넘)을 2년 연속 획득하며 대외적으로 ESG 역량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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