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1건이던 화학사고 올해 상반기에만 3건
사고 원인 두고 노동계선 '일정 압박' 등 영향 지적도
[소셜밸류=최연돈 기자]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거점 중 하나인 청주공장에서 올 들어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회사의 안전관리 시스템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가운데,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무리하게' 생산시설을 확장하고 가동하면서 사고가 속출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된다.
실제 사고가 청주 4공장 M15X의 준공 이후 집중적으로 발생했다는 점에서 이런 의혹이 커지고 있다. M15X는 최근 수요가 폭증한 고대역폭메모리(HBM)에 대응하기 위해 SK하이닉스가 지난해 말부터 가동에 들어간 전략 생산기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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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 청주사업장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제공 |
◇ 10년간 1건이던 화학사고, 올해 상반기에만 3건
17일 충북도와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SK하이닉스 청주사업장에서 공식 화학사고 3건과 기타 설비·안전사고 2건 등 총 5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2014년 화학사고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지난해까지 10년이 넘도록 공식 화학사고가 단 1건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증가한 수치다.
특히 공식 집계된 사고 모두 청주사업장 4공장에서 발생했다. 4공장은 지난해 말 시범 운행에 들어간 M15X와 기존 M15 생산 라인이 있는 곳이다.
M15X는 차세대 D램 생산 라인으로 지난해 말 준공을 마친 후 HBM을 생산하고 있다. M15는 낸드플래시 중심 생산 라인이다.
문제는 지난 10여년 간 1차례에 불과했던 사고가 M15X 준공 후 쏟아졌다는 점이다.
올해 첫 사고는 1월 6일 4공장에서 발생한 폐인산 접촉 사고였다. 같은 달 19일에는 폐액 처리용 배수관 연결부 체결 불량으로 폐인산이 유출됐고 작업자 5명이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에도 사고가 늘어 지난 1일에는 M15 공장과 M15X 공장을 잇는 가스룸에서 불소 공급 설비 시운전 중 화재가 발생해 불소가 누출됐다. 당시 직원 3600여명이 대피했고 작업자들이 사내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이어 10일에는 청주 4캠퍼스에서 장비를 옮기던 작업자 2명이 화학물질로 추정되는 액체에 접촉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12일에는 M15X 공장 2층 가스룸에서 또다시 화재가 발생해 직원 4000여명이 대피했고 작업자 1명이 1도 화상을 입었다.
지난 12일 사고는 SK하이닉스가 4일부터 10일까지 '전사 안전 체계 대정비 주간'을 운영하며 고위험 작업과 안전관리 현황을 점검한 뒤에 터진 것이라 더 충격을 주고 있다.
여기에는 지난달 27일 사고는 빠져 있다. M11 공장 3층 반도체 가공 설비인 챔버에서 불꽃이 발생해 직원들이 약 1시간 동안 대피했지만, 화학물질 누출이 확인되지 않아 공식 화학사고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 안전 대정비 후 또 화재…호황 속 공급 압박 영향 분석도
이처럼 SK하이닉스 청주사업장 4공장이 '사고지대'로 전락한 것과 관련, 최근 AI발 '반도체 호황'의 영향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지난 1일과 12일 발생한 화재가 HBM을 생산하는 M15X에서 발생한 점을 지목한다. 이 두 번의 사고는 모두 불소 공급 공정과 관련된 가스룸에서 일어났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와 관련 노동계에서는 M15X 가동 과정에서 공사가 빠르게 진행됐고, 일정 압박 등이 있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AI 데이터센터 등의 수요 증가로 HBM과 D램 등의 제품 생산 라인을 풀 가동하고 있고, 라인 증설에도 속도를 내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이미 올해 생산하는 HBM의 경우 전량 공급 계약을 마치는 등 초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에 힘입어 SK하이닉스는 사상 최고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분기 매출 52조5763억원, 영업이익 37조6103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에 비해 각각 198.1%, 405.5% 성장했다. 이는 분기 기준 최대 실적으로, 이런 추세라면 연간 영업이익이 25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까지 제기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2일 대만 컴퓨텍스에서 "향후 5년 내 전체 생산 능력을 2배로 늘릴 것"이라며 생산능력 배가에 힘을 쏟을 것임을 강조한 바 있다.
이같은 안팎의 분위기가 SK하이닉스 청주사업장의 사고 빈발로 이어진 것이라는 노동계의 지적이 '근거 없는' 소리 만은 아닌 이유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소방당국과 고용노동부, 환경당국 등 관계기관과 함께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으며 추가 재발방지 대책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검토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현재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인 단계로, 현재로서는 별도의 추가 조치나 임시 재발방지 대책이 나온게 없다"며 "해당 팹은 정상 가동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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