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 [독립작가 기획 연재 2화 : 그들은 왜 책을 만들었는가?] ′나무가 되어야겠다′ 김명철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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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작가 기획 연재 2화 : 그들은 왜 책을 만들었는가?] '나무가 되어야겠다' 김명철 작가

강문영 / 기사승인 : 2019-11-03 18: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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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로 살아간다는 건?그루터기로 살아갈 수도 있다는 것.

사람은 누구나 많은 생각을 하고 느낀다.


하지만 그 많은 생각과 느낌을 기록을 남기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지금 하는 생각들이 시간이 지나고 나서도 온전히 지금과 같을 수 없다.


어쩌면 '그때는 그랬지.', '한때는 말이야.' 하면서


내 기억 속에 미화되어있을지도 모른다.



매일의 일상을 기록하는 작가, '김명철 작가'의 나무가 되어 사는 이야기를 듣고 왔다.



'나무가 되어야겠다' 김명철 작가가 강문영 기자와 인터뷰하는 모습이다.[출처: 강문영 기자]



[나무가 되어야겠다] 어떤 내용인지 독자들을 위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가 첫 번째 책이랑 두 번째 책 편집을 같이 했어요. 첫 번째 책 같은 경우에는 미래의 독자분들과 지금의 독자분들께 편지를 쓴다는 마음으로 기획을 했습니다. 그것이 [나를 기억해 줄 당신께]라는 책이었고, 두 번째 책 [나무가 되어야겠다]는 20대 때부터 기록한 것을 모아서 30대부터는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의지와 열망을 담은 책이에요. 앞으로 나무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으로 쓴 거죠.



나무 같은 삶을 살고 싶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삶인가요?


'나무 같은 삶은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했어요. 묵묵히 그 자리에서 보이지 않더라도 뿌리를 내리는, 예전에는 '어디든 가야지, 무엇이든 해야지.' 였는데 지금은 '주어진 거 잘 열심히 하고 누가 알아보든 알아보지 않든 뿌리를 내려야지.'라고 생각해요.



일상의 기록과 생각을 담아냈다고 하셨습니다. 이것을 책으로 출판하고 싶었던 계기가 있었나요?


책이라는 건 기록물이잖아요. 내가 기록으로 남겨두지 않으면 이게 미화되더라고요. 내가 지금 이렇게 정의롭고 따뜻한 세상이 되길 바라는데 '나중에 내가 어른이 되었을 때도 같은 마음일까.', '되새길 수 있는 장치는 없을까.'를 고민하다가 책으로 출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내뱉은 말을 담아두는 거죠. 옥죄는 걸수도 있지만 내가 살고 싶은 기조를 담아두고 싶었어요.



독립출판을 통해 책을 발간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가 독립출판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출판사에서 이야기를 주고받았었는데 인세를 10% 정도 받고 저를 돈으로 대하는 태도가 마음에 안 들더라고요. 그리고 유통구조에서 출판사가 취하는 금액이 엄청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직접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독립출판을 하게 되었어요.



책을 1+1로 판매하고 계셔서 의아했습니다. 이유가 있으신가요?


제 책을 읽으시는 분들께는 더 많이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나눔이 있는 삶을 추구하는데 그분들께 무엇을 드리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제가 좀 더 수고하기로 한 거죠. 한 권 읽으시고 읽었던 마음을 공유하고 싶은 사람에게 선물했으면 좋겠어서 1+1으로 판매를 하게 되었습니다.



필명이 이름과 비슷하지만 또 다른 의미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필명을 밍칠이라고 정한 이유가 있나요?


밍칠이는 원래 별명이었어요. 대학교 때 사람들이 저한테 '밍칠아, 밍칠아.' 이렇게 불렀어요. SNS를 시작하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자연스럽게 '밍칠이의 생각'으로 적어서 지금도 쓰고 있는 거죠. 학교 다닐 때, 한 선배가 맛깔나게 '밍칠이'라고 불렀는데 그 선배가 영향력 있는 선배라 다른 친구들도 그렇게 부르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쓰게 되었네요.



지금까지 몇 작품을 쓰셨는지요?


[나무가 되어야겠다] 이전에 [나를 기억해 줄 당신께]라는 책하고 그다음에 [머무르다]라고 여행 에세이집까지 해서 작년에 총 3권을 출판했습니다.



세 권의 책을 출판하기까지는 얼마나 걸리셨어요?


편집하는 기간이 별로 안돼요. 오히려 썼던 것들을 기획의도에 맞게 편집하는 기간이 조금 걸렸고 디자인 편집은 두 달 정도 걸렸던 것 같아요.그런데 이게 독립출판의 매력인 것 같아요. 내가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



그럼 책의 디자인도 직접 하셨나요?


아니요. 정말 감사하게 제 주변에 디자인하는 친구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부탁을 했죠. 그 친구들도 이 작업 이후에 이러한 디자인 쪽으로 일을 하게 되었죠. 책 뒤에 함께 작업해 주신 분들이 있는데 '스며들다' 디자이너명 그분과 함께 작업을 했습니다.



본래는 어떤 일을 하고 계시나요?


제가 지금까지 세 번 직업이 바뀌었는데요. 처음에는 장교 생활을 하고 전역을 해서 무역회사에서 1년 정도 일했어요. 무역회사를 그만두고 멕시코 쿠바 쪽을 여행하고 돌아와서 홍보대행사에서 1년 정도 있었어요.



멕시코와 관련된 내용이 인상 깊었습니다. 멕시코에서의 생활은 어떠셨는지요?


사람들은 굉장히 좋게 보는데 저한테는 큰 전환점이었어요. 거의 도피하다시피 해서 갔거든요. 멕시코를 가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회사생활이 너무 힘들어서였고 해외에 나간다는 것 자체가 되게 큰 변명거리가 되었어요. 일단 해외를 나가면 사람들이 뭔가를 한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준비 없이 나갔기 때문에 굉장히 외롭고 고독하고 우울증 비슷한 것이 생겼던 것 같아요. 그때 기억이 많이 남아있어요.



멕시코에서 얼마 동안 지내셨어요?


6개월 동안 지냈어요. 여행은 즐거웠는데 심리적으로는 힘들었죠. 사랑에도 실패하고 커리어도 실패할 때라 도피성으로 갔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멕시코에서의 생활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신 건가요?


그렇죠. 인생의 허무함을 맛보게 된 거죠. 그러고 나서 내가 바라보는 시선이 성공이 우선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대부분의 작가들께서 첫 출판에 대한 에피소드가 상당히 많습니다. 작가께서는 첫 출판에 어떠한 경험이 있으셨는지요?


제가 첫 번째 책을 준비하는 과정이 1년이 걸렸어요. 내용을 다 준비하고 편집 디자인은 부탁해 놓은 친구가 해주기로 했는데 그 친구가 일이 많이 바빠진 거예요. 그래서 그 친구를 기다리는데 6개월이 걸렸고요. 제가 돈이 있는 것도 아닌데 도와주기로 했으니까 저는 그냥 기다렸죠. 6개월이라는 시간이 꽤 길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한 권 나오니까 그다음부터는 수월하더라고요.



서점 운영하시는 분들 얘기를 들어보면 안타까운 점 중에 하나가 서점을 방문한 사람들 중 일부는 작품을 가볍게 여기는 경우가 있다고 하셨거든요. 예를 들어 '이러면 나도 만들겠다'라고 하는데, 혹시 첫 출판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독립출판과 대형 출판 사이의 격차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생각해요. 심지어 제 일을 도와준 친구들 같은 경우에는 한 번 작품을 내더니 출판사를 열어버렸어요. 작업을 같이 하던 친구들이 책 디자인을 하는 프리랜서로 활동을 하고 그 친구들이 SNS에서 많은 인기를 얻다 보니 만 권, 이 만권 이렇게 팔려요. 출판시장이 많이 변하고 있거든요. 그런 점을 주목해야 할 것 같아요. 이제는 작가의 개념도 많이 달라졌고 예전에는 신춘문예나 단체에서 주는 상을 받으면 힘 있는 작가가 되곤 했잖아요. 지금은 힘 있는 작가의 의미가 달라졌어요. 신춘문예가 명예는 있지만 힘이 없어지고 신춘문예 작가가 된다고 해서 몇 만권이 팔리는 것도 아니거든요. 오히려 SNS 작가들이 더 인기가 있기도 하고요.



혹시 [나무가 되어야겠다]라는 몇 부 정도 인쇄하고 얼마나 판매가 되었나요?


1쇄로 1500부 했으니까 750세트인 거죠. 지금 600세트 팔릴 것 같아요. 컬러 인쇄라 1500권 이상이 아니면 가격이 안 나오더라고요.



그러면 작가께서 보시는 독립출판의 전망은 어떠신가요?


저는 높다고 판단을 해요. 왜냐하면 사람들이 점점 인디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 같아요. 나만 알고 있는 작가, 나만 알고 있는 가수. 그 사람들이 직접 소통을 해버려요. 미디어 채널이 굉장히 많아졌고 그 사람들이 라디오도 하고 온라인 방송도 하고 팟캐스트도 하고 심지어 제 주변에는 그런 사람들이 있으니까.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영향력을 행사하니까. 독립출판물만 따로 소개하는 BJ들도 생기고. 이런 것들을 보면서 매스미디어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이런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봐요.


'나무가 되어야겠다' 김명철 작가가 강문영 기자와 인터뷰하는 모습이다.[출처: 강문영 기자]


반대로 독립출판에 대해 우려되는 점은 어떤 게 있으신가요?


무게감이 없어지는 거죠. 저는 무게감이 굳이 있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인기가 실력이라고 판단하는 기조들과 어린 친구들의 입김이 강해져서 그런 부분은 조금 걱정스럽더라고요. 막말을 하거나 윤리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안 좋은 것들이 있더라도 그런 것들에 대해서 조심스러워야 하는 부분도 막 나가는 경우도 있다 보니까.



저희가 인터뷰 말미에 릴레이 형식의 질문 2가지를 드리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작품에서 키워드를 뽑아서 제시하면 연상되는 한 마디를 해 주시면 됩니다.


두 번째는 다음 인터뷰 작가분께 독립출판 관련 질문을 남겨주시는 건데요, 질문을 남기시면 저희가 다음 작가께 질문을 전달하겠습니다.



이름


명철이라는 뜻이 밝을 명, 밝을 철이예요. 제 피부가 까무잡잡한데 아이러니하기도 했어요. 부모님께서 지어주실 때 아시고 지어주신 건지 모르겠지만 밝게 자라라는 것 같아요.


젊음


상반된 이야기일 수 있는데 젊음을 정말 알차게 쓰면 길 것 같은데, 너무 빨리 지나가는 게 느껴졌어요. 내 20대를 정리한다는 마음으로 편집을 했는데 지나고 보니까 너무 빨리 간 거예요. 그때는 그렇게 시간이 안 갔는데 지나고 보니 벌써 30이 되었고, 이제야 '너무 빨리 지나갔다'라는 걸 알게 되었죠. 이걸 하면서 계속 물어보게 됐어요. '왜 이렇게 빨리 갔니, 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편집을 했어요.


일기


일기의 사전적인 의미는 매일 쓰는 기록일 거예요. 스쳐가는 생각을 정리해서 업로드하는데, 콘텐츠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지는 않아요. 지금처럼 이야기 나눴던 사건 중 하나를 써놓고 나중에 한 번 더 곱씹어서 쓰기도 해요.


오늘


오늘은 참 힘든 것 같아요. 그런데 오늘은 늘 힘든데, 오늘은 너무 귀하죠. 오늘을 잘 살려고 노력하죠.



이전에 인터뷰를 해 주신 [초보의 순간들] 박성환 작가의 질문입니다.


김명철 작가께서 독립출판을 하고 나서 변하신 게 있으신가요? 인생의 변화나 혹은 경험의 변화가 있으셨나요?


저는 이 책을 쓰고 나서 굉장히 많이 바뀐 것 중에 하나가 '나무가 되어야겠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잎이 풍성한 것도 나무지만 앙상한 것도 나무더라고요. 그리고 그루터기도 나무고. 내가 나무로 살아간다는 건 그루터기로 살아갈 수도 있다는 것. 내가 주목받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 다만 내 뿌리로 인해서 다른 나무들이 생길 수도 있고 내가 남아있는 걸로 인해서 내가 존재했다는 걸 알 수도 있고, 내가 세상에 대단한 일을 하지 않아도 나로서 존재했고 그게 참 의미 있는 일이구나.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도 있는 일이구나. 내가 앞으로 그런 일들을 기록해야 하는구나라는 걸 깨달았어요. 내 인생이 힘들어도 그 자체가 가치 있는 일이구나. 지금 하는 일도 돈 한 푼 안 받고 하고 있는데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힘들어도 뿌리 뻗고 있는구나라고 생각해요. 삶의 방향이 많이 바뀌었죠.



이제 작가께서 다음 인터뷰에 응해주실 작가에게 질문을 남기실 차례입니다.


독립출판을 왜 하셨으며, 앞으로 독립출판을 계속하실 건지. 하실 거라면 왜 계속하고 싶은지.



마지막으로 독자에게 드리고 싶은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잘 나누셨으면 좋겠어요. 읽으시고 정말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에게, 생각을 공유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잘 나누셨으면 좋겠어요. 그거 때문에 계속 독립출판을 하고 싶거든요. 대형 출판사에서 1+1을 해 드리겠습니다라고 하면 저는 함께 할 생각이 있어요. 앞으로의 책도 계속 그렇게 출간할 것입니다.




어느덧 여름이 훌쩍 다가왔고 주위를 둘러보면 나무들이 울창하다.


흔히 우리의 머릿속을 스치는 나무란 푸르고 무성한 모습을 떠올린다.



하지만 김명철 작가는 말한다.


앙상한 나무도, 그루터기도 나무라는 것을.



연극에서 주연과 조연은 모두 필요하다.


비록 내가 조연이더라도 그 역할을 충분히 해낸다면


스스로가 후회 없이 최선을 다했다면


주연보다 더 빛나는 조연인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주변의 기대로 주연이 되기만을 고집한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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