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 [독립서점 기획 연재 2화 :그들은 왜 서점을 열었는가?] 사진 전문 서점 ′이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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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서점 기획 연재 2화 :그들은 왜 서점을 열었는가?] 사진 전문 서점 '이라선'

강문영 / 기사승인 : 2019-11-27 15: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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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Y LIKE SUNDAY. 일요일처럼 편안한 책방

한 주의 마지막 날인 일요일.


90년대에 초등학생이었던 이들은 디즈니 만화동산을 기억할 것이며


개그콘서트의 엔딩 곡을 들으며 다음날이 월요일임을 깨닫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일요일엔 새벽에 일어나도, 아침 일찍 일어나도, 늦게 일어나도 행복하다.


일요일이란 단어 자체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마법의 단어인 듯 착각마저 든다.


EASY LIKE SUNDAY.


일요일처럼 편안한 서점 이라선을 다녀왔다.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사진 전문 서점 '이라선'에 내부 모습이다.[출처: 이라선]

'이라선'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우선 이라선은 사진 전문 서점이고 저희는 사진책만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어요. 운영하는 사람들의 백그라운드가 다 사진에 있어서 저희의 전문분야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사진을 찍기도 하고 사진 이론과 역사 쪽을 공부하고, 사진의 전문지식을 갖추고 있어요. 같이 운영하는 있는 남편은 포토그래퍼인데 실무 쪽의 강하고 저는 이론 쪽을 맡고 있어요. 책을 선정할 때 협의를 거쳐서 다양하게 다루려고 하고 있고요. 이라선은 사진 전문 서점으로 사진책을 다루기도 하지만 사진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이벤트를 하고 있어요. 한 달에 한 번 정도 북토크 시간을 가지고 있어요. 저희가 어떤 작가의 중요한 책을 선정해서 그 책을 쉽게 풀어줄 수 있는 교수님이나 선생님들을 초빙해서 토크하는 시간을 가지고 왔었고요. 북토크 말고도 작가와의 대화로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신선한 작업을 보여주는 작가분들을 모셔서 가까이 얘기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어요.


'이라선'에서는 주로 어떤 종류의 사진책을 다루시나요?


텍스트가 없진 않지만 저희 책방에 있는 책은 주로 사진가들의 모노그래프인데요. 모노그래프가 한 사진가의 책을 모은 것을 말해요. 저희 책방은 그런 사진집이 90% 있고, 모노그래프가 아닌 사진책들도 많이 있어요. 그래서 이론가가 엮은 책이라던지 어떤 엮자가 주제에 맞는 사진들을 모아서 대표작들만 엮어서 출간하는 작품들도 있는 데 저희는 대부분 작가 중심의 책들을 다루고 있어요. 그 이유는 사진책을 처음 접하는 분들이 쉽고 재밌게 그리고 한 작품을 소장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게 모노그래프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점 운영 전에는 사진작가 활동을 하셨을 것 같은데, 서점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신 건가요?


사진작가로 활동하면서 같이 운영하는 분과 독립출판도 했었고 사진집도 냈었어요. 그리고 사진 작업을 쭉 해왔는데 사진을 중심으로 여러 가지를 했고 사진집을 보는 게 저희한테는 일상적인 일이었어요. 그래서 친숙한 분야였고 '왜 한국에는 사진만 전문으로 소개해 주는 공간이 없을까'하는 생각에 시작하게 되었어요.


서점 이름이 무슨 뜻인지 감이 잘 안 오는 데, '이라선'은 무슨 뜻인가요?


저희는 되게 간단한 뜻이에요. 앞에 황동 간판에 맨 아랫줄에 쓰여있는 'EASY LIKE SUNDAY'라는 문구가 있는데, 말의 의미는 '일요일처럼 편안한'이에요. 저희가 처음에 이 공간에 왔을 땐 아무것도 없고 이상하게 방치되어 있었어요. 그런데 그 곳에서 책을 볼 때 마치 내 서재에 온 것처럼 편안하고 아늑하게 잔잔한 음악과 책을 보는 게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저희가 저 문구가 맘에 들었어요. 이라선라는 말이 되게 독특하게도 영어에서 이니셜을 한글로 따와서 이름을 만들게 되었죠.


그럼 황동 간판에 있는 이라선 로고는 어떤 의미인가요?


저희가 이라선을 만들고 나서 뭔가 이라선이 한자어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한자어 뜻들을 찾아서 만들기도 했어요. 다른 의미는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는 배'로 '배 선'자를 뜻해요. 책을 통해서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자는 의미죠. 저 로고는 태극기 건곤감리의 '리'에서 따와 만들었어요. 저희가 서촌이라는 공간에 대해서 많이 생각을 해 봤어요. 서촌이 사실 굉장히 문화적으로도 역사가 깊고 시인들이나 문학인들이 많이 살았었고 그들의 생가도 많잖아요. 서촌에 있는 여관에서 윤동주 시인도 묵었었고. 그런 공간에서 저희가 한국적인 무언가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 공간을 점유한다는 거에 대해 한국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서 저런 로고를 만들게 되었죠.


왜 서촌에서 사진책방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원래 서촌과 인연이 있으셨나요?


저희가 여러 곳에서 사무실을 했었어요. 전에는 신사동에 있었는데 거기는 무척 삭막해요.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오면 다 '차 빼주세요' 이런 전화였어요. 아파트 사는 것도 비슷하잖아요. 서로 소통할 이유가 없고 소통한다는 게 어색한 공간인데 여기는 저희가 돌아다닐 때도 다 낮은 건물이고 해서 이전과는 다른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저희 동료들 사무실이 있어서 친숙했고요. 그런 계기로 오게 되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다들 너무 따뜻하시고 공사할 때부터 먼저 대화도 건네주시더라고요.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사진 전문 서점 '이라선'에 내부 모습이다.[출처: 이라선]

이라선에 들어오는 사진책들은 남편분과의 협의를 통해서 선정하신다고 하셨는데,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시나요?


수입 서적이나 국내의 독립출판하시는 분들의 사진집들을 취급하고 있어요. 저희가 책의 퀄리티를 보기도 하지만 선정 기준이 까다롭지는 않아요. 저는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책을 처음 만들면 당연히 잘 만들 수가 없어요. 책이라는 것은 만들어 보고 그런 경험이 쌓이면 더 좋은 책을 만들 수 있고 처음에는 실패를 할 수도 있는 거죠. 근데 만약에 처음으로 자신의 사진집을 만들었는데 기술적인 면에서 책이 떨어져서 제가 안 받고 거절하면 그분에게 제가 기회를 안 드리게 된 거잖아요 저는 그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해외 서적은 좀 더 까다롭게 선정하지만 국내 서적은 조금 더 따뜻한 마음으로 받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별을 하지만 이 공간에 비치되어서 조금이라도 판매가 되고 제가 월에 정산을 하는 게 너무 뿌듯하더라고요.


독립출판하시는 사진작가분들에게 입고 문의는 어떻게 받기 시작하셨나요?


저희가 사진가분들에게 직접 연락을 드리진 않았어요. 저희가 일단 처음에 해외 서적 중심으로 시작을 했고 한국 작가분들 책은 서서히 해야지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물론 처음에 연락드린 한두 분이 있었는데 그 외에는 저희가 초반에 서점을 운영하느라 바빴는데 작가분들이 먼저 연락을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입고를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냐고 연락이 오면 메일을 통해서 책에 대한 정보를 받고 저희가 회의를 해서 이 책은 우리 책방과 어울리겠다, 어울리지 않겠다를 판단해서 다시 답을 드리죠.


서점 홍보는 어떻게 하셨나요?


SNS만 했어요. SNS에 저희가 책 소개를 하는데 인스타그램이랑 페이스북에 콘텐츠를 올리면서 자연스럽게 책 소개를 하게 된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저희한테 책이 들어오면 책을 그냥 비치해 두면 그 작가를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모르시는 분들은 설명이 필요하거든요. 설명을 드리면 훨씬 재밌어지니까 그 설명들을 인스타그램에 계속 축적시키고 있죠. 지금은 하루에 한 권 정도 업로드하고 있어요. 그런 것들이 쌓여서 책 보러 오시고 사진 전문 책방이 있구나 하고 오시는 것 같아요.


사진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특징 외에 다른 책방들과 다른 '이라선'만의 매력이 있으신가요?


이런 것 같아요. 전문서점들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는데 책만 두면 판매가 이루어진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아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책방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여기 있는 모든 책에 대해 알고 있고 설명할 수 있고. 그래서 저희는 오셔서 책을 보시면 자연스럽게 설명을 해드려요. 간단하게라도 소개를 해드리면 다들 좋아하시더라고요. 일대일로 설명해 주는 게 큐레이터 같다고 서점에서 이런 설명을 들으니 즐겁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으셨어요.


'이라선'에서 진행된 중부대학교 박상우 교수님의 '앙리 카르티에-브로송의 사진과 스크랩북' 북토크 모습이다.[출처:이라선]

'이라선'에 대해 소개하실 때, '북토크'에 대해 말씀해 주셨는데 소개 부탁드릴게요.


북토크 첫 번째는 중부대학교의 박상우 교수님이 '앙리 카르티에-브레송'의 [사진과 스크랩북]이라는 책이 있어요. 스크랩북이라는 책을 중심으로 작가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북토크 사진집을 선정할 때 아무 책이 아니라 사진사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책을 선정해요. 가끔 질문을 하시는 데 어디서부터 사진을 공부해야 할지 모르겠다, 어디서부터 사진사를 생각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으세요. 제가 생각했을 때는 사진이 1839년에 발명이 되었는데 그때부터 시대순으로 하려면 할 수가 없어요. 양도 너무 많고 재미도 없죠. 근데 우리가 미술사를 알타미라부터 현대까지 모두 하지 않는 것처럼요. 자연스럽게 미술 작품을 봤는데 예를 들어서 추상회화가 좋아서 알아보다가 작가를 알게 되었거나 유럽여행을 갔다가 르네상스 회화가 좋아져서 찾아봤더니 프레스코화가 있더라. 이렇게 자연스럽게 경험이 쌓여서 미술에 대한 지식과 감상 능력이 생기잖아요. 사진도 같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미술보다 친숙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미술에 대한 감성처럼 뭔가에 꽂혀서 깊게 파다 보면 그것이 사진사의 어떤 부분이거든요. 이 부분을 엮다 보면 조금씩 보이게 되고 하다 보면 흐름이 보이게 되는 거죠. 북토크를 할 때도 하나의 퍼즐이 될 수 있는 책을 선정하고 있어요. 북토크 두 번째는 '워커 에반스'가 1930년대에 출간한 [아메리칸 포토그래프스]라는 책으로 얘기를 나눴고, 세 번째는 '베른트&힐라 베허' 부부의 [Industrial Landscapes]라는 책으로 진행했어요. 그런 시간을 가지면서 친숙하면서도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있어요.


현재까지 운영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딱 하나를 꼽긴 어려운데요. 여기를 운영하면서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된 것 같아요. 손님으로 오셨지만 책만 구매해서 가시는 게 아니라 사진에 대한 얘기도 나누면서 서로를 알게 되니깐요. 제가 몰랐던 작가를 추천해 주시기도 하고 저도 추천해 드리기도 하고요. 그렇게 뭔가 오고 가면서 단순히 손님과 운영자의 만남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대형서점에 가서 책을 금전적으로 구매하고 나오는 것이 아니고 뭔가 서로에게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오고 감이 쌓여서 이 좋은 사람을 알게 되었구나라는 유대감이 생기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와주셨던 분들이 또 오시면서 얘기를 나누게 되고요. 이런 게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반대로 운영하시면서 어려웠던 점도 있으셨을 것 같은데, 어떤 점이 있으셨나요?


저희는 책을 다 볼 수 있게 하고 있어요. 아무리 비싼 책이어도 다 보실 수 있어요. 여러 권이 있는 책들 경우에 완전히 랩핑한 것도 있지만 제일 위에 놓여있는 책은 다 뜯어서 보실 수 있게 저희가 따로 랩핑을 했어요. 수입 서적들 같은 경우에는 꽁꽁 싸져 있어서 못 보게 하는 데 그 이유가 가격이 비싸니까 책이 손상 가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저희는 어디까지나 서점에 왔을 때 책을 보고 사는 거지, 표지만 보는 거는 말이 안 된다고 생각을 해요. 감사하게도 대부분의 손님들이 조심스럽게 봐주세요. 그런데 가끔 그런 점을 배려 안 해 주시는 분들이 있을 때 '책이 상할 텐데..'라는 생각이 들죠. 어떤 분은 갑자기 책을 테이블에 쿵 놓으시고 침을 딱 묻혀서 넘기려고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놀라서 '여기 있는 책들은 다 판매하는 책입니다'라고 하면서 말렸어요. 책에 대한 배려가 이곳에 문화이기도 한데 그런 점이 소통이 안 됐을 경우에는 설명을 해 드려야 하는 거죠.


책을 선반에 가지런히 눕혀 놓으셨는 데, 제일 위에 책 전체가 랩핑이 안 되어있는 책들은 샘플이 되는 건가요?


저는 샘플이 없다고 생각을 해요. 해외 서적 같은 경우에는 샘플이기도 한데 판매도 하고 있어요. 기준은 손님에게 맡겨요. 어떤 분은 랩핑 된 새 책이 아니면 싫어하시는 분들도 있고 어떤 분은 뜯어져있는 책이어도 상관없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셔요. 또 어떤 분은 특이하게 제가 싸 놓은 것만 가져가시는 분들도 있어요. 무슨 말이냐면 책이 세 권이 있으면 책 전체가 랩핑이 된 새 책이 있고 손님들이 볼 수 있게 제가 겉표지만 싸 놓은 책들이 있어요. 그분은 그걸 가져가시더라고요. 그 이유는 책을 잘 싸 놓았기 때문에 그대로 보관하고 싶으시다는 거예요. 그래서 저희는 다 판매하고 있고 어떤 책을 가져갈지는 손님들에게 맡기고 있어요.


이라선에 오시는 분들은 주로 어떤 분들인가요?


사진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것 같아요. '서촌에 사진 책방이 있대'라고 했을 때 사진에 관심이 있어서 오시는 분들이 조금 더 많은 것 같고, 그 외에 분들은 이미지를 보시고 예뻐서 방문해 주시거나 데이트하다가 오시거나 하시더라고요.


앞으로 '이라선'의 목표나 계획은 어떤 게 있으신가요?


일단 지금 북토크를 조금 쉬었어요. 제가 결혼을 하면서 바빠서 그랬는 데요. (웃음) 개인적인 일을 치르느라 못한 북토크나 작가와의 대화를 좀 더 정기적으로 하려고 해요. 사실 그런 행사들은 책방에 수익성과 관련이 없어요. 저희가 대강당이 있는 것도 아니고 참가비를 받아도 강연비로 드리니깐요. 수익성과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하고 싶은 일 중에 하나인 것 같아요. 예쁜 이미지를 소비하는 데에서 멈추는 게 아니라 깊이 있게 보는 계기들이 쌓이면 한국사진 문화에 긍정적일 거라고 생각하고요. 작은 것들이지만 작은 것들이 모여서 문화가 다채로워지는 게 아닐까요. 저는 그런 면에서 수익과 관련이 없어도 하고 싶은 것 중에 하나예요. 그 외에 지금 계획 중인 건 사진 관련 워크숍을 해 보려고 해요.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사진 전문 서점 '이라선'에 내부 모습이다.[출처: 이라선]

우리들은 사진을 찍는다.


그때의 느낌.


그때의 기분.


그때의 분위기.


사진 한 장에 보이는 건 순간의 한 장면뿐이지만


추억은 마치 그 때로 돌아간 듯 재생된다.


카메라가 처음 발명된 130년 전에도,


필름을 사면서 사진을 찍었던 20년 전도.


폰 카메라가 DSLR 뺨치게 잘 나오는 지금도


우리들은 삶의 모든 순간순간에 사진을 찍는다.



너와 나, 그리고 우리가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찰나의 순간을 위하여.


추억이란 이름으로, 모든 과거는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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