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국산 전량 구매하고도 부족…미국 위탁생산, 농가에 영향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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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G 사옥 전경/사진=KT&G 제공 |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KT&G의 대표 궐련 브랜드 ‘디스’가 미국에서 위탁생산되는 가운데, 회사의 국내 잎담배 계약 경작인과 매입량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어 이번 위탁생산이 향후 생산 전략의 전환을 예고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런 상황에서 일반 궐련의 국내 판매까지 줄고 있어 KT&G가 해외 생산과 해외 원료 조달에 더 의존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리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4월 18일 발표한 ‘2024년 담배시장 동향’을 보면 2024년 국내 일반 궐련 판매량은 28억7000만갑으로 전년보다 4.3% 감소했다. 일반 궐련 판매는 2020년 이후 4년 연속 줄었지만,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은 6억6000만갑으로 8.3% 증가했다.
국내 담배 소비가 감소하는 동시에 수요가 전자담배로 이동하면서 디스를 비롯한 일반 궐련의 생산 전략도 해외 시장 중심으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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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4월 18일 발표한 ‘2024년 담배시장 동향’에서 궐련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 추이/자료=기획재정부 제공 |
◇ 계약 경작인 2854명서 2030명으로 감소
22일 KT&G 2025 통합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잎담배 계약 경작인은 2021년 2854명에서 2022년 2706명, 2023년 2365명, 2024년 2162명, 2025년 2030명으로 줄었다. 4년 동안 824명(28.9%)이 감소했다. 2022년과 비교해도 3년 만에 676명(25%)이 줄어들었다.
국산 잎담배 매입량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KT&G가 구매한 국산 잎담배는 2021년 8013톤에서 2022년 7224톤, 2023년 6240톤, 2024년 5876톤으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6773톤으로 전년보다 반등했지만 2021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1240톤(15.5%) 적은 물량이다.
구매금액은 2021년 802억원에서 2022년 718억원, 2023년 655억원, 2024년 645억원으로 감소한 뒤 지난해 736억원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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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G 국내 잎담배 경작인, 매입량 추이/자료=KT&G 제공 |
KT&G는 “국산 잎담배는 농가가 생산한 물량을 모두 수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잎담배는 건조 과정에서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작물”이라며 “올해는 고유가로 농가 부담이 커진 점을 고려해 매입가격을 인상해 수매를 진행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KT&G는 2002년부터 계약 농가가 생산한 국산 잎담배를 전량 구매하고 있다. 파트너사로 계약된 농가에서 생산된 잎담배를 모두 사들이지만, KT&G가 생산하는 모든 담배에 국산 잎담배만 사용한다는 뜻은 아니다.
담배는 제품별 맛과 향, 연소 특성을 구현하기 위해 여러 산지와 품종의 잎담배를 혼합해 생산한다. KT&G 역시 국산 잎담배와 함께 브라질·중국·인도 등에서 조달한 원료를 사용하고 있다.
KT&G 관계자는 “자사 제품만 해도 100여종이 넘고, 제품별로 다른 맛과 향을 내기 위해 국내산과 해외산 잎담배를 섞어 사용한다”며 “국내 농가가 생산한 잎담배를 전량 구매해도 회사가 사용하는 전체 물량에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즉 국산 잎담배 감소는 KT&G가 구매량을 선 제시해서 구매량에 대한 물량을 잎담배 농가가 맞췄다기 보다 농가의 생산 기반이 축소된 데 따른 결과라는 것이다.
KT&G 관계자는 “농가에서 재배하는 물량을 모두 사들이고 있기 때문에 생산량이 늘지 않는 이상 추가로 구매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농가 고령화와 후계농 부족이 생산 기반 위축
KT&G는 계약 경작인이 줄어드는 주된 원인으로 농가 고령화와 신규 인력 유입 부족을 들었다.
잎담배는 재배뿐 아니라 수확과 건조, 선별 과정에서 많은 노동력과 비용이 필요한 작물이다. 기존 경작인이 고령이나 건강 문제로 농사를 중단하더라도 이를 이어받을 청년 농업인이 충분히 들어오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KT&G는 농가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잎담배 구매대금 일부를 무이자로 선지급하고 건강검진과 장학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연료비 절감을 위한 건조 장비도 보급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농가에 대한 가격·복지 지원과 생산 기반의 지속 가능성은 별개의 문제다. 경작인 감소가 이어질 경우 전량 구매 원칙을 유지해도 국산 잎담배의 절대적인 생산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KT&G는 해외 궐련 판매량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해외 궐련 판매량은 2023년 약 531억 개비에서 2024년 586억 개비, 2025년 652억 개비로 증가했다.
최근 2년간 해외 판매량이 약 22.8% 늘어나는 동안 국산 잎담배 매입량은 2021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해외 판매 증가분에 필요한 원료 상당 부분이 수입산이나 해외 현지 조달로 충당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KT&G가 미국 필립모리스 USA와 협력해 자사 보유 궐련제품 일부를 미국에서 위탁생산하는 체제로 전환했다.
KT&G는 “지난해 ‘호그스헤드’ 궐련제품 출시 등 필립모리스 USA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다”며 “자사 보유 제품 일부를 위탁생산 체제로 전환하는 것은 글로벌 운영 최적화를 위한 생산 협업”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국에서 생산되는 제품이 미국 시장에서만 판매되는지, 향후 국내 판매 제품도 미국에서 들여올 가능성이 있는지 파트너사와의 협의에 따라 조율 될 예정이다.
◇ 미국 생산 디스에도 국산 잎담배 쓰나
KT&G 관계자는 “미국에서 생산할 때도 국내산과 다른 국가의 잎담배를 함께 사용할 것”이라며 “미국에서 위탁생산한다고 해서 국내 잎담배 농가의 상생에 피해가 발생하는 구조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국내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할 때도 국산 잎담배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해외 원료를 함께 배합하고 있다”며 “미국 생산 역시 같은 구조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미국 생산분에 국산 잎담배가 계속 공급된다면 국내 농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반면 현지 생산 과정에서 미국산이나 제3국산 원료의 사용 비중이 커진다면 국내에서 생산·수출되던 제품에 들어가던 국산 잎담배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 해외 생산능력 확대…원료 조달도 현지화되나
KT&G는 미국 위탁생산 외에도 튀르키예·카자흐스탄·인도네시아 등에서 현지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KT&G는 2025년 1월 튀르키예 공장 증설을 완료해 연간 최대 120억 개비 생산체계를 갖췄고, 같은 해 4월에는 카자흐스탄 신공장을 준공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2024년 4월 연간 합산 210억 개비 규모의 제2·3공장 건설에 착수했으며, 당시 2026년 준공을 목표로 제시했다. 기존 공장까지 포함한 인도네시아 전체 생산능력은 연간 350억 개비 규모다.
해외 현지 생산은 관세와 물류비를 낮추고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국내 잎담배 생산량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해외 생산능력까지 커지면 원료 조달이 수입산과 해외 현지산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
KT&G가 국내에서 생산된 잎담배를 모두 구매하더라도 전체 담배 생산이 해외에서 더 빠르게 늘어난다면 전체 원료 중 국산 잎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낮아질 수 있다.
◇ KT&G “농가 상생 기조 유지”
KT&G는 해외 생산 확대와 관계없이 국내 잎담배 농가와의 상생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KT&G는 “국내 담배업계에서 유일하게 2002년부터 국산 잎담배를 100% 전량 구매해오고 있다”며 “올해에는 고유가와 인건비 상승 등 특수한 상황으로 농가의 생산비 부담이 커진 점을 고려해 매입가격을 인상하는 등 안정적인 소득 기반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국내 잎담배 농가 상생 기조는 앞으로도 유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위탁생산에 따른 비용 변화가 국내 디스 가격에 영향을 줄 가능성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현재 국내 디스 판매가격은 한 갑당 4000원이다. 이에 대해 KT&G는 “가격 인상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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