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멜코바 수소위원회 CEO “한국은 100% 모범…모빌리티 강점 살려 다음 장으로 가야”
새만금 AI 밸리 수소 도시 구상 제시…같은 날 로보월드선 ‘모베드’ 로봇 생태계 확장
[소셜밸류=이국열 기자] 로봇 팔이 스스로 충전구를 찾아냈다. 비전 AI(인공지능)로 수소 상용차의 충전구 위치를 인식한 로봇은 보호캡을 열고 커넥터를 꽂았다. 그 과정에 사람 손은 한 번도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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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그룹 전시관에 전시된 수소 생태계 디오라마의 모습. 바이오가스와 수소 개질기 등 수소 생산 설비부터 발전, 도시 인프라까지 이어지는 수소 밸류체인을 모형으로 구현했다./사진=이국열 기자 |
4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개막한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 2026(WHE 2026)’ 현대자동차그룹 전시관에서 펼쳐진 수소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ACR-H) 시연 장면이다.
현대차그룹이 이번 전시에서 던진 메시지는 분명했다. 수소차를 ‘파는’ 회사에서 수소를 ‘만들고, 나르고, 쓰는’ 전 과정을 책임지는 회사가 되겠다는 것이다.
그룹은 720㎡ 규모의 전시관을 △수소 생산 인프라 △승용·상용·철도 모빌리티 △수소 생태계 솔루션의 세 축으로 꾸렸다. 이날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도 전시장을 찾아 그룹 부스와 주요 참가 기업 부스를 둘러봤다.
올해 7회째인 WHE 2026은 6일까지 열리며 12개국 190여개 기업·기관이 참가했다. 슬로건은 ‘Hydrogen Moves to Market: Making Bankable Projects Work(수소 시장으로 나아가다: 사업성 있는 프로젝트를 현실로)’다. 기술 과시를 넘어 ‘돈이 되는 수소 사업’을 증명하라는 시장의 요구가 행사 전반에 깔려 있었다.
◇ 스택 12개가 하나로…‘수전해 플랜트’ 시대 연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고분자전해질막(PEM) 수전해 스택 실물이었다. 현대차그룹은 스택 12개를 통합해 5MW급 전해조 스택 모듈(ESM) 1기를 구성하는 방식을 이번에 처음 공개했다.
ESM 1기의 연간 수소 생산량은 약 700톤이며, 모듈을 병렬로 배치하면 수백 MW급 플랜트로 확장할 수 있다. 그룹은 광주에서 1MW급 컨테이너형 실증 시설을 운영 중이며 보령·부안·제주에서도 추가 실증을 추진하고 있다.
폐자원을 수소로 바꾸는 ‘W2H(Waste-to-Hydrogen)’ 모델도 함께 소개됐다. ‘HTWO 에너지 청주’를 중심으로 한 자원순환형 모델과 파주 바이오가스 기반 수소 생산 시설, 인도네시아 사업 사례가 나란히 전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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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그룹 전시관에 수소전기 청소트럭과 수소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ACR-H)이 전시돼 있다. ACR-H는 비전 AI로 충전구를 스스로 찾아 보호캡을 열고 커넥터를 체결한다./사진=이국열 기자 |
◇ 넥쏘부터 기관차까지…‘운행 이후’까지 챙긴다
모빌리티 존에는 2027년형 넥쏘를 비롯해 상용차와 철도까지 수소 모빌리티 라인업이 총출동했다. 장거리 주행에 맞춰 내구성을 높인 상용차용 연료전지시스템이 최초로 공개됐고, 수소전기기관차 모형과 플랫형 연료전지 모듈은 대량 수송 분야의 탈탄소화 가능성을 보여줬다.
유니버스 수소전기버스 상품성 개선 모델과 더 뉴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시승 프로그램은 5일까지 운영된다. 2027년 의무 도입을 앞둔 일렉시티 수소전기 저상 광역버스에도 관람객이 직접 올라 내부 구조를 살폈다.
실제 운행 데이터를 분석해 차량 운행 중단 시간을 줄이는 통합 관제 시스템 ‘블루링크 업타임 케어’도 전시돼, 차량 공급을 넘어 운영까지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 “한국은 100% 모범”…수소위원회 CEO가 본 한국 수소
이날 현대차그룹 부스에서 이바나 제멜코바 수소위원회(Hydrogen Council) CEO는 한국 수소 산업이 글로벌 롤모델이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100% 모범이 된다”고 단언했다.
수소위원회가 추적해 온 전 세계 수소 프로젝트는 약 2000개에 이르는데, 공급과 수요가 잘 맞물린 생태계가 목표 달성 속도를 좌우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투자 환경에 대한 ‘신뢰’를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꼽았다. 중국은 5개년 계획에 따라 수전해 투자를 주도하고 있고, 인도는 수소를 국가 안보와 연결해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의 전환을 노리고 있다고 했다.
최근 유럽에서 수소 목표를 약화시키는 목소리가 나온 데 대해서는 “유럽 전체를 대표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국에 대해서는 “수소 모빌리티의 개척자”라며 “한국에 올 때마다 공급망을 보고 놀란다”고 말했다. 다만 “모든 국가에 맞는 단일 해법은 없다”며 모빌리티라는 출발점을 살려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2년간 수소위원회 공동의장을 맡아온 장재훈 부회장과 현대차그룹에 대해서는 “부품과 노동력, 지식재산(IP)이 얽힌 산업 공급망을 활성화하고 일자리와 기회를 만들어왔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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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바나 제멜코바 수소위원회(Hydrogen Council) CEO가 4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 2026(WHE 2026)' 현대자동차그룹 전시관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이국열 기자 |
◇ 새만금에 그린 ‘수소+AI+로봇’ 도시…로봇 생태계도 넓힌다
전시관 한편의 디오라마는 현대차그룹이 그리는 다음 장을 보여줬다. 새만금 AI 밸리 구상을 바탕으로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과 수소를 AI 데이터센터와 로봇 제조공장, 도시 인프라에 공급하는 미래 산업도시 모델이다. 도시 생활형·항만 물류형·제조 산업형 등 지역 특성에 맞춘 수소 생태계 시나리오도 함께 제시됐다.
수소 도시의 한 축인 로봇 분야에서도 움직임이 이어졌다. 같은 날 킨텍스에서 개막한 ‘2026 로보월드’에서 현대차그룹은 가온로보틱스·위고로보틱스·로아스 등 국내 로봇기업 3곳과 함께 모바일 로봇 플랫폼 ‘모베드(MobED)’ 기반의 순찰·배송·분리수거 로봇과 듀얼암 매니퓰레이터를 선보이고 20cm 단차 주행을 시연했다.
플랫폼은 현대차그룹이 제공하고 협력사는 응용 모듈 개발에 집중하는 '모베드 얼라이언스' 방식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수소 생산 역량을 기반으로 다양한 활용처를 발굴하고 밸류체인 전반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해 실질적인 사업으로 연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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