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플라스틱 증가에 다회용기 주문도 꾸준한 성장세
이용 늘지만 제휴 유지 음식점 감소…현장 정착은 과제
[소셜밸류=한시은 기자]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높이고 책임을 다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로 등장한 지 오래다. ESG 경영은 실행 여부에 따라 기업의 생사가 갈릴 정도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이에 소셜밸류(SV)는 기업의 ESG 전략과 실천 의지를 살펴보고, 지속가능한 기업으로서 자리매김하는데 보탬이 되고자 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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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달의민족이 지난해 6월 환경의날을 맞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다회용기 피크닉 행사를 진행했다./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 |
일상화된 배달 문화로 일회용 플라스틱 환경 문제가 커지는 가운데 배달의민족이 다회용기 확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회용기 서비스를 지속하는 음식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서비스 지역을 넓히는 한편 전용 세척센터까지 구축하며 다회용기 이용 기반을 다지는 모습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28일 충남 천안시에 다회용기 '스마트 세척센터'를 구축하고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마트 세척센터는 천안시와 우아한형제들이 함께 구축한 다회용기 전용 세척 시설이다.
양측은 지난 2024년 11월 '거점형 스마트도시 조성사업 시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다회용기 수거부터 세척·품질 검수·이력 관리까지 이어지는 순환 체계를 마련해왔다. 센터 운영과 다회용기 수거·세척은 친환경 스타트업 잇그린이 담당한다.
특히 센터에는 인공지능(AI) 비전 자동검수 시스템과 무선인식 전자태그(RFID) 기반 이력관리 시스템이 적용됐다. 세척을 마친 용기를 카메라로 촬영하면 AI가 이물질이나 파손 여부를 판별하고, RFID를 통해 개별 용기의 사용·세척 이력을 실시간으로 추적한다. 다회용기 사용 과정에서 소비자가 우려할 수 있는 위생·품질 문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우아한형제들은 천안을 충청권 다회용기 서비스 확대를 위한 거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향후 다회용기 서비스 운영사와 배달·회수 동선을 효율화하는 통합 관리 체계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 서울서 시작해 경기·인천·제주로…다회용기 영토 넓히는 배민
배민은 지난 2022년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당시 서울시와 다회용기 배달 주문 서비스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서울 일부 지역에서 서비스를 선보인 뒤 2023년 경기와 인천 등으로 지자체 협력을 확대했다.
서울 내 서비스 지역도 2024년 10개 자치구에서 지난해 20개 구까지 확대됐다. 현재는 서울 23개 구를 비롯해 경기·인천·제주 일부 지역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용 방법은 배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다회용기'를 검색해 해당 음식점을 선택한 뒤 주문 과정에서 다회용기 사용을 요청하면 된다. 식사를 마친 소비자가 QR코드를 통해 반납을 신청하면 서비스 운영사가 용기를 회수해 세척한 뒤 음식점에 다시 공급한다.
◇ 쌓이는 배달 플라스틱…소각·매립에 온실가스까지
다회용기 서비스가 확대되는 배경에는 배달 시장 성장과 함께 늘어난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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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달의민족이 지난해 6월 환경의날을 맞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다회용기 피크닉 행사를 진행했다./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를 거치며 비대면 소비와 음식배달이 빠르게 확산된 이후 배달이 일상적인 소비 방식으로 자리 잡으면서 한 번 사용한 뒤 버려지는 포장재를 줄여야 한다는 필요성도 커졌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배달음식 한 개 메뉴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용기와 포장재는 평균 18.3개, 무게로는 147.7g에 달했다. 이를 배달음식 이용 빈도에 적용하면 1인당 연간 사용하는 플라스틱 용기는 평균 1342개, 10.8kg 수준이다. 이 가운데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배달용기는 전체의 45.5%에 그쳤다.
특히 분리배출된 배달용기 중 상당수는 실제 재활용 과정에서 제외된다. 가정에서 배출된 폐기물은 수거·선별·처리 단계를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일부가 폐기되고, 선별을 통과한 자원도 최종 재활용 원료 생산 과정에서 다시 탈락할 수 있다. 특히 여러 재질이 섞인 용기나 크기가 작은 플라스틱, 음식물 등 이물질이 남은 배달용기는 선별 과정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의 하루 폐플라스틱 발생량은 2014년 896톤에서 2021년 2753톤으로 약 3배 늘었다. 올해는 하루 3844톤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발생한 폐플라스틱 가운데 31.5%는 소각·매립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 플라스틱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연간 40만5000톤CO2eq로, 서울시 전체 폐기물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의 13.6%를 차지한다. 온실가스는 대기 중에 열을 가두면서 지구 평균기온을 높여 기후변화를 가속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 다회용기 이용 늘어도…음식점 현장 정착은 아직
배달앱 다회용기 서비스 '리턴잇'을 운영하는 잇그린에 따르면 다회용기 주문 건수는 매년 증가세다. 리턴잇의 주문 건수는 전년 대비 2023년 461.6%, 2024년 140.2%, 지난해 23.2% 상승했다. 리턴잇은 배민과 요기요, 쿠팡이츠 등 6개 배달앱에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다회용기 서비스가 주목받는 것과 달리, 실제 현장에서 서비스를 지속 운영하는 음식점은 감소하는 모습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 누적 참여 음식점은 2024년 2026곳에서 지난해 2775곳, 올해 8월 3014곳으로 늘었다. 반면 실제 제휴를 유지하고 있는 음식점은 같은 기간 890곳에서 849곳, 797곳으로 감소했다.
서비스 이탈에는 폐업이나 사업 양도뿐 아니라 일회용기보다 부피가 큰 다회용기를 매장에 보관해야 하는 부담 등이 서비스 이탈 요인으로 꼽힌다. 비용 측면에서도 다회용기가 음식점주에게 뚜렷한 경제적 이점을 제공하는 단계는 아니라는 시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플라스틱 일회용기가 워낙 저렴하게 공급되고 있어 다회용기 렌탈 비용이 아직 저렴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다회용기도 개당 비용을 지불해 이용하기에 음식점주가 부담하는 용기 구비 비용은 일회용기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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