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코닉테라퓨틱스 ‘자큐보정’ 상업화로 지난해 흑자전환 수익성 개선 견인
JP-2266·네수파립 등 후속 파이프라인 가시화…자체 신약 중심 중장기 성장 기대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높이고 책임을 다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로 등장한 지 오래다. ESG 경영의 실행 여부에 따라 기업의 생사가 갈린다. ESG 경영은 또 CEO를 평가하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 이에 소셜밸류(SV)는 기업 CEO들의 ESG 경영 철학을 살펴보고 실행 의지를 면밀히 들여다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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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일약품 백암공장 고형제동과 한상철 제일약품 대표/사진=AI 생성(ChatGPT) |
제일약품이 한상철 대표 체제 아래 도입 품목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자체 신약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창업주 손자인 한 대표가 성석제 대표와 공동대표 체제를 구축한 이후,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신약 성과와 후속 파이프라인이 제일약품의 중장기 성장 축으로 부각되고 있다.
제일약품은 지난해 3월 기존 전문경영인 성석제 대표 단독 체제에서 성석제·한상철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한 대표는 제일파마홀딩스와 제일헬스사이언스 대표이사도 겸직하면서 제일약품 본업뿐 아니라 지주사와 헬스케어 계열사를 아우르는 그룹 차원의 경영 보폭을 넓히며 안정적인 승계 기반 위에서 신약 중심 성장 전략을 이끌고 있다.
◇ 98.8% 찬성으로 사내이사 재선임…주주 신뢰 확인한 한상철 대표
한상철 대표 체제의 안정성은 주주총회에서도 확인된다. 제일약품이 공시한 2026년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24일 열린 제9기 정기주주총회에서 한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은 찬성률 98.8%로 가결됐다. 같은 주총에서 성석제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도 98.7%의 높은 찬성률로 통과됐다.
오랜 기간 회사를 이끌어 온 전문경영인과 그룹 차원의 책임경영을 확대하고 있는 한 대표가 나란히 재신임을 받으면서 공동대표 체제에 대한 주주 신뢰가 확인됐다는 평가다.
제9기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사내·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임원퇴직금 지급규정 개정,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주요 안건도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특히 자금조달 및 자기주식 보유·처분 근거, 상법 개정 반영, 배당절차 개선을 위한 정관 변경 안건이 높은 찬성률로 통과되면서 신약 개발과 사업구조 전환을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 정비도 무리 없이 이뤄졌다.
공동대표 체제의 강점은 성석제 대표와 한상철 대표의 역할 분담에서도 드러난다. 성 대표는 2005년부터 현재까지 8연임하며 제일약품의 영업, 조직 운영, 사업 안정성을 이끌어 온 전문경영인이다. 여기에 한 대표가 제일파마홀딩스와 제일헬스사이언스 대표이사를 겸직하며 지주사와 헬스케어 계열사를 아우르는 그룹 차원의 중장기 전략을 주도하면서, 제일약품은 안정과 변화가 결합된 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성 대표가 기존 사업의 연속성과 조직 안정성을 확보하는 역할을 맡는다면, 한 대표는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자큐보 상업화와 제2형 당뇨병 치료제 후보물질 ‘JP-2266’, 네수파립 등 후속 파이프라인을 중심으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힘을 싣고 있다. 전문경영인의 운영 역량과 오너 3세의 책임경영이 결합되면서 제일약품은 도입 품목 중심의 기존 사업 기반을 유지하는 동시에 자체 신약 중심의 체질 개선을 병행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게 됐다.
이 같은 공동대표 체제는 급격한 세대교체보다 안정적인 승계와 사업 전환을 함께 추진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단기 실적 방어와 장기 연구개발 투자를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제약업 특성상, 성석제 대표의 경영 경험과 한상철 대표의 신약 중심 성장 전략이 맞물리며 제일약품의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 전자투표·배당절차 개선…주주 접근성 높이는 거버넌스 정비
한 대표 선임 이후 경영·지배구조 측면의 정비도 이어졌다. 제일약품은 올해 2월 보유 중이던 자기주식 13만3355주를 전량 처분했고, 같은 해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사채 발행 조건, 상환주식 상환 조건, 자기주식 취득·처분 근거, 배당 절차 개선 등을 포함한 정관 변경을 단행했다. 주주총회 참여 활성화를 위해 전자투표제도도 도입하며 주주 접근성 개선에도 나섰다.
제일약품은 제9기 정기주주총회부터 전자투표제를 도입해 주주가 직접 참석하지 않고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최근 3년 연속으로 정기주주총회를 모두 주주총회 집중일 이외의 날에 개최하며 주주 참여를 높이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주총 4주 전 소집공고, 영문자료 제공, 장기 배당정책 명문화 등은 아직 개선 과제로 남아 있지만, 전자투표 도입과 배당절차 개선은 주주친화적 지배구조로 가기 위한 의미 있는 변화로 볼 수 있다.
◇ 자큐보 상업화 성공…도입품목 중심서 자체 신약 중심으로 이동
실제 한 대표의 신약 중심 경영 방향은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성과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한 대표는 2020년 연구개발(R&D) 자회사인 온코닉테라퓨틱스 설립을 주도하며 제일약품의 자체 신약 개발 기반을 강화했고, 이후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자큐보정’이 국내 개발 신약으로 허가받는 과정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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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큐보/사진=온코닉테라퓨틱스 제공 |
자큐보정은 온코닉테라퓨틱스가 개발한 P-CAB(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로, 국산 37호 신약으로 상업화에 성공하며 제일약품의 제품 매출 확대를 이끌고 있다. 특히 기존 도입 품목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자체 개발 신약을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성과도 빠르게 가시화되고 있다. 자큐보는 2025년 매출 671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26년 1분기에도 28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제일약품의 핵심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 P-CAB 시장에서도 2위권에 올라서며 후발주자임에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자큐보의 성장은 제일약품의 수익성 개선에도 힘을 보탰다. 제일약품은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5672억원, 영업이익 207억원, 당기순이익 32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영업손실과 순손실에서 벗어난 만큼, 자큐보를 중심으로 한 자체 제품 비중 확대가 제일약품의 체질 개선과 수익성 회복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평가다.
◇ JP-2266·네수파립 등 후속 파이프라인으로 중장기 성장 기대
후속 파이프라인도 체질 개선의 또 다른 축이다. 경구용 당뇨병 신약 후보물질 JP-2266은 임상 2상 완료 단계에 있으며, 이중표적 항암제 네수파립(JPI-547)은 온코닉테라퓨틱스로 기술이전돼 국내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자큐보의 상업화 성과에 이어 당뇨병·항암제 파이프라인이 가시화될 경우, 제일약품의 성장 전략은 기존 도입 의약품 판매 중심에서 자체 연구개발 기반의 신약 포트폴리오로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한 대표 체제의 핵심 과제가 자큐보의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후속 신약 개발 성과를 실적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고 보고 있다. 안정적인 지배구조와 높은 주주총회 찬성률, 전자투표 도입과 정관 정비 등 거버넌스 개선 흐름은 한상철 대표 중심의 장기 성장 전략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평가된다. 자큐보가 제품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견인한 만큼, 당뇨병 신약과 항암제 파이프라인의 성과가 제일약품의 중장기 기업가치를 견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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