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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이 이상하게 매력적인 이유

Jess / 기사승인 : 2019-11-08 20: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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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향무취에 끌리지 않는다


유독 눈길이 끌리고 마음이 가는 사람이 있다. 이성이든 동성이든, 그 사람의 외모와 직업이 어떻든 관계없이 말이다. 당장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는 당신이 '매력적이다'라고 느껴 왔던 사람들을 하나하나 떠올려 보라. 의외로 가지각색일 것이다. 모두가 매력적인 포인트가 다르기 때문이다. 유독 배려심이 깊은 사람이 있을 것이고, 항상 유머가 넘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끝장나게 지적인 사람도 있을 것이다. 단지 '매력적이다'는 이유로 같은 범주에 넣기 어려울 만큼 다들 너무 종류의 사람들이지만, 단 한 명도 빠짐없이 그들 모두가 가진 커다란 공통점이 있다.




"그들 모두, 자신만의 색이 분명하다는 것"


나이가 들며 사람은 누구나 '취향'이라는 것을 가지게 된다. 내가 직접 겪은 경험, 감명받은 책과 영화, 건너들은 타인의 이야기, 자매형제나 가까운 친구들의 취향 등 그야말로 보고 느낀 모든 정보를 바탕으로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불공평하게도 유독 취향이 분명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딱히 선명한 취향이랄 것이 없는 사람도 있다. 내가 가진 색이 분명하다는 말은 곧 나의 취향이 확고하다는 뜻이다. 그게 대체 어떤 의미인지 자세히 살펴보자.


어느 친구와의 대화가 더 편안했을지, 어느 쪽에 더 호감이 갔을지는 말하지 않아도 자명하다. 물론 취향이 나와 같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공감대가 형성되고 유대관계를 쌓을 수 있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다시피, 모두의 취향이 나와 같을 수는 없다. 한데 우리는 신기하게도 '아무런 의견이 없는 사람' 보다 차라리 나와 반대일지언정 '분명한 취향이 있는 사람'에게 더 끌린다. 단지 식사메뉴를 효율적으로 고르기 위한 음식 취향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뚜렷한 가치관과 근거 있는 기준을 바탕으로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은 언제나 지적이고, 현명하고, 한발 더 나아가 스타일리시하게 느껴진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그렇게 느낄까?"
답은 간단하다. "나는 멕시칸 음식은 별로지만 태국 음식, 한식은 좋아!"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그 사람이 그 음식들에 대해 명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경험해 보았기 때문이다. 내가 어떤 것은 좋아하고 어떤 것은 싫어하며, 왜 그런 호불호가 생겼는지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은 그 모든 것을 이미 겪어 보았다는 선명한 증거이다. "어떤 영화를 좋아하세요?"라는 질문에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와 작품, 배우, 감독에 대해 망설임 없이 설명할 수 있는 사람과, "아 저는 그냥 가리는 거 없이 다 좋아해요.."라고 말하는 사람. 둘 중 어느 쪽이 더 매력적인가? 취향이 선명한 사람과는 어떤 주제로 대화를 나누어도 편하게 이어진다. 좋아하는 작가, 스포츠, 노래, 여행, 짜장인지 짬뽕인지, 강아지 파인 지 고양이 파인 지, 어떤 소재든 자신의 주관이 있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물론 뚜렷한 주관을 가지는 것과, 나의 취향을 상대에게 강요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니 절대 둘을 헷갈리는 일은 없도록 하자. 내 취향만큼이나 남의 취향을 존중해주는 태도는 기본이다.

그렇다면 결국 다양한 음식도 먹어 보고, 해외여행도 많이 다녀보고, 문화생활도 마음껏 즐기는 '많은 경험을 누려 본 사람'이 보다 다채롭고 매력적인 사람인 걸까?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런 경험을 충분히 누릴 수 있는 여유가 되지 않는 사람도 많은데, 너무 불공평한 것 아닌가? 맞다. 분명 더 많은 경험을 해 본 사람이 남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의 폭도 넓고, 다양한 분야에 대한 호불호를 정립할 기회를 가질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포인트는 모두가 본인의 경험을 '고유한 취향'으로까지 승화시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책 한 권을 읽어도 마음에 드는 구절에 밑줄을 긋고 따로 메모하며 '나만의 것'으로 만드는 사람이 있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책을 읽고 얼마 후 내용을 모두 잊어버리겠지만, 이런 사람들은 실생활 속의 적절한 타이밍에 멋들어지게 책 속 문구를 인용할 줄 안다. 누군가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할 때 혹은 스쳐 지나가는 유머 속에서도. 바로 그 순간 그 사람의 매력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것이 어떤 사람에게 느껴지는 '깊이'이고, 그만의 스타일이다. 영화 한 편을 봤을 때도 마찬가지다. 어떤 영화가 너무너무 재밌었는가? 보통은 아~ 재밌었다. 하고 넘어가겠지만 이런 사람들은 그 감독, 혹은 배우의 전작들을 모두 찾아볼 것이다. 새로운 영화가 나오면 손꼽아 기다리다 보러 갈 것이다. 그것이 쌓이고 쌓여 남들에게 이 감독의 성장과정과 영화 속 숨겨진 의미를 줄줄이 설명할 수 있을 때, 그때 바로 매력이란 것이 예상치 못하게 터져 나온다.



그러니 나의 매력을 쌓을 수 있는 경험이란 사실 그렇게 거창하고 대단한 것들이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색깔이 무엇인지, 어떤 숫자가 좋은지 생각해 보았는가? 좋아하게 된 이유에 대해 뭐라고 설명하겠는가?



저는 짙은 녹색이 좋아요. 어릴 때 스케치북에 산을 진녹색으로 칠한 적이 있었는데, 꼭 진짜 울창한 숲 속에 둘러싸인 것 같이 편안한 느낌이 너무 강렬했거든요. 아직도 서랍 속에 그 색깔 크레파스를 간직하고 있어요.


한국 사람 대부분 싫어하지만 저는 4라는 숫자가 이상하게 좋아요. 제가 태어난 날도 4월 4일이고, 우리 가족도 4명이고, 제 남편도 4번째 남자 친구였거든요. 별 거 아니지만 4라는 숫자에는 항상 신뢰가 가요.



어떤가? 참으로 특출 날 것도 없는 평범한 이유들이다. 하지만 정작 당신 주변에서, 이렇게 말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는가? 보통은 본인이 무슨 색을 좋아하고 숫자를 좋아하는지 명확히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 있다 한들 이유를 물어보면 "글쎄.." "그냥..?" 하는 대답이 더 많이 돌아올 것이다. 포인트는, 사소한 것일지라도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에 대해 얼마나 깊이 생각해 봤는지, 내 의사를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지이다. 물론 취향이 명확한 사람들은 때로 괴짜 취급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적어도, 주변 사람들은 당신을 특이하거나 혹은 특별하다고 생각할 것이고 당신은 무시받거나 부정당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오히려 평범하고 재미없는 다른 사람과 당신을 구분 지어주는 가장 큰 개성이 되어 줄 것이다. 정당한 근거를 바탕으로 본인의 의견을 분명히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은 언제 어디서든 존중받는다. 사람들은 점점 당신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당신의 생각을 궁금해할 것이고 마침내 당신을 '뭐라 콕 집어 말할 수는 없는데 묘하게' 매력적인 사람으로 인식할 것이다.




매력적인 사람은 사소한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다. 성의 있는 태도로 모든 것에 진심을 다하고, 나아가 나만의 것으로 흡수해 승화시킨다. 그러한 습관이 바로 그 사람 특유의 스타일을 창조하고 남들과 구분되는 분명한 색을 만들어준다. 결국 걸어 다니는 백과사전처럼 지적인 모습도, 센스 있게 적재적소에 유머를 활용하는 모습도,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따뜻한 조언을 건네는 모습도 모두 아주 사소한 듯한 한 가지 습관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나만의 취향을 갖는 것. 그러니 나의 평범한 일상을 그저 흘려보내고 있었다면 오늘부터는 잘 살펴보자. 분명 나를 조금 더 깊이 있고, 풍부하고, 색깔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줄 것들이 넘쳐날 것이다.


[저작권자ⓒ 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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