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 [칼럼] 이건희 신경영 31주년 맞아 ′관리의 삼성′에서 ′혁신의 삼성′으로 미래 나아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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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건희 신경영 31주년 맞아 '관리의 삼성'에서 '혁신의 삼성'으로 미래 나아가길

김완묵 기자 / 기사승인 : 2024-06-09 06:4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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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M&A를 추진하는가 하면
이질적인 사업은 도려내
회사의 몰입도를 높여가는 작업이 필요한 때
▲1993년 당시 '신경영 선언'하는 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사진=삼성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지난 7일은 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을 선언한 지 31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당시 이 선대회장은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라며 변화와 혁신을 주문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선언으로 삼성전자가 우물 안 개구리처럼 한국에서의 일류기업으로 머무는 데서 만족할 게 아니라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모든 것을 바꿔서 세계 일류기업으로 발전할 때만이 지속가능한 생존이 보장된다는 위기의식을 심어준 바 있다.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계기로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그만그만한 대기업을 벗어나 글로벌 대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업으로 성장을 가속화하는 길로 들어설 수 있었고 한국이 중진국을 넘어 선진국으로 성장하는 모멘텀을 제공했다고 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1993년 프랑크푸르트 선언 이후 자동차 회사 설립 등으로 IMF 시절 일부 회사를 도려내야 하는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그의 상상력과 통찰력은 항상 차원이 다른 세계를 제시하며 동아시아 최고의 IT-전자회사로 성장하는 화수분(재물이 계속 나오는 보물단지)을 제공했다고 할 수 있다. 

 

그가 은퇴하기 직전인 2010년대에는 세계적으로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의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해 당대 세계 최고의 기업인 애플의 견제를 심하게 받는 경쟁자로 인식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가 떠난 삼성전자의 지나간 10년은 제 자리에서 멈춰 서 있는 듯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당시보다 엄청나게 몸집도 불어나고 조직원도 늘어나기는 했지만 변화를 선도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는 퇴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래서 삼성전자가 위기를 맞았다는 소리도 들려오는데, 그의 신경영 선언을 되새기며 다시금 위기를 기회로 탈바꿈시키며 초격차 경영으로 나아가는 계기를 맞았으면 하는 바람을 전한다. 

 

2020년대 들어 그가 가고 없는 빈 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시절, 그가 지금도 살아 있다면 그는 어떤 경영전략을 펼치고 있을까. 그는 안일한 경영이 빚은 현재의 위기를 진실하게 받아들이되 과감하게 혁신하며 다시금 턴어라운드하는 멋진 길을 찾아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해본다. 

 

지난해 한국경영학회가 주최한 신경영 선언 30주년 국제학술대회에서 로저 마틴 캐나다 토론토대 명예교수는 "그는 상상력과 통찰력을 가진 통합적 사상가였다"고 평가했다. 마틴 교수는 "통상 리더들은 과거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이 선대회장은 자신의 주장을 입증할 과거 데이터도 없는 상황에서 가능성과 상상을 바탕으로 전략적 미래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또한 리타 맥그래스 컬럼비아대 경영대 교수는 "30년 전 신경영은 영원한 위기정신, 운명을 건 투자, 신속하고 두려움 없는 실험 등이 주요 요소였다"고 소개했다. 

 

그런가 하면 스콧 스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경영대 교수는 "오늘날 경제-지정학적 불확실성의 시대에 이 선대회장의 가능성을 넘어선 창조는 삼성과 한국이 미래로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석학들은 쓴소리도 마다 하지 않았다. 마틴 교수는 ‘삼성 직원들의 몰입도’ 문제를 꼬집었다. 그는 “오늘날 대기업 직원의 17%는 회사의 목표를 회피하고 51%는 관심이 없으며, 32%만 조직에 몰입하고 있다”며 “회사는 큰데 직원은 자신이 부품처럼 작게 느끼지 않도록 사회·타인·스스로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큰 기업은 돈과 자원이 많아 뭐든 할 수 있겠지만, 삼성은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할 수 있다고 해서 너무 많은 분야에 진출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맥그래스 교수는 “세상에 지속가능한 경쟁우위란 없다는 것, 변화가 이상한 게 아니라 안정이 이상한 것이라는 걸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른 기업보다 성공 가능성을 높이려면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로 정보가 투명하게 제공되게 하는 등 보고의 굴레에서 탈피해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며 속도를 강조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삼성은 관리의 삼성 이미지에서 벗어나 혁신의 삼성이라는 새로운 아이콘을 창조할 때라는 지적을 하고 싶다. 과거는 이건희라는 천재가 있었고 그가 기획하는 혁신의 그림을 쫒아 열심히 잘 그리면 통하는 시대였다면, 이제 그를 대신할 만한 천재는 없고 각자가 그림을 기획하고 그중에서 가장 잘 보일 그림을 선택해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시대라고 본다.

 

이제는 집단지성을 통해 또는 오픈 R&D를 통해 혁신의 그림을 함께 그려 가야 하는 시대가 아닌가도 생각된다. 그런 점에서 과감한 M&A를 추진하는가 하면 이질적인 사업은 도려내 회사의 몰입도를 높여가는 작업이 필요한 때라는 생각을 해본다. 현재 삼성전자는 노조만 해도 5개 정도가 되는 굉장히 이질적인 집단의 집합체라는 인식이 있는데, 반도체를 중심으로 별도 조직을 구성해 중심을 잡고 혁신을 일상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완제품을 만드는 회사 역시 별도로 구성해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혁신을 일상화하며 소비자에게 보다 가깝게 다가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약 2주간 미국 동·서부를 가로지르는 출장길에 올라 주요 고객사와의 협력 강화와 신성장동력 발굴에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호암상 시상식 직후 미국으로 출국해 약 2주간의 일정으로 글로벌 기업 CEO들과 만나 사업 전반에 대한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은 출장길에서 "모두가 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잘 해내고, 아무도 못 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먼저 해내자"라고 말했다.

 

부단한 그의 노력이 승어부(勝於父)로 가는 초석을 하나하나 만들어 가리라 확신한다. 

[저작권자ⓒ 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소셜밸류 김완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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