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충당부채 반영에도 매출·영업이익 동반 성장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보령이 카나브 패밀리 신제품과 글로벌 항암제 위탁개발생산(CDMO) 성과를 앞세워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너 3세인 김정균 대표는 올해로 취임 5년 차를 맞아 카나브 중심의 안정적인 처방 기반에 항암제, 브랜드 인수 전략(LBA, Legacy Brands Acquisition), CDMO를 더해 사업 모델 다각화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2분기에는 카나브젯 급여 출시와 대만 로터스용 세포독성 항암제 첫 출하가 실적 흐름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보령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554억원, 영업이익 20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6.2%, 영업이익은 84.7% 증가했다.
카나브 관련 약가 인하처분 취소소송 1심 판결 영향을 보수적으로 반영했음에도 외형과 수익성이 모두 개선됐다. 보령은 카나브 관련 보유 특허의 유효성을 인정받기 위해 항소와 집행정지 신청 등 법적 대응을 이어가는 한편, 1심 판결에 따른 영향을 보수적으로 산정해 재무제표에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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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눈에 보는 보령/사진=AI 생성 이미지(ChatGPT) |
◇카나브젯 급여 진입…만성질환 포트폴리오 확대
보령의 핵심 성장축은 여전히 카나브 패밀리다. 카나브 패밀리는 보령이 자체 개발한 고혈압 신약 카나브를 기반으로 듀카브, 투베로, 듀카로, 아카브, 듀카브플러스 등으로 확장된 만성질환 치료제 라인업이다. 올해 1분기 카나브 패밀리 매출은 332억6600만원으로 전체 매출의 13.0%를 차지했다.
보령은 카나브 패밀리의 1분기 처방 실적이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 기준 작년 동기 대비 8.1% 증가했다. 특히 ARB+CCB 복합제 시장에서 듀카브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2분기 신규 라인업인 카나브젯 출시를 통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예정이다.
카나브젯은 카나브 성분에 이상지질혈증 치료 성분인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결합한 고혈압·이상지질혈증 3제 복합제다. 지난 1일 건강보험 급여 목록에 등재되며 본격적인 처방이 시작됐다.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환자군을 겨냥한 제품인 만큼, 보령은 카나브 패밀리의 처방 선택지를 넓히는 동시에 만성질환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카나브 패밀리와 관련한 약가 인하 소송은 올해 실적을 볼 때 함께 고려해야 할 변수다. 보령은 현재 2심이 진행 중인 만큼 최종 결과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1심 판결에 따라 향후 회사가 부담할 수 있는 금액을 미리 추정해 재무제표에 반영했다. 쉽게 말해 소송 결과에 따라 그동안 집행정지로 실제 인하되지 않았던 약가 차액을 되돌려줘야 할 가능성에 대비해 일부 금액을 ‘예상 비용’으로 잡아둔 것이다. 카나브 패밀리 소송 관련 충당부채 인식액은 314억7800만원이다.
그럼에도 1분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본업의 수익 체력이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충당부채 반영이 손익에 부담으로 작용했지만, 카나브 패밀리와 이상지질혈증·당뇨 제품군, 항암제 포트폴리오가 이를 일정 부분 상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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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나브 제품/사진=보령 제공 |
카나브 외 다른 만성질환 치료제들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제인 엘 패밀리는 작년 동기보다 매출이 40.9% 늘었고, 당뇨 복합제 트루버디는 올해 3월 처음으로 월간 처방액 10억원을 넘어섰다.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에 더해 이상지질혈증과 당뇨 치료제까지 처방이 늘어나면서, 보령은 만성질환 전반으로 사업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항암제·LBA·CDMO로 성장축 확장
김정균 대표의 사업 다각화 전략은 항암제와 브랜드 인수 전략(LBA, Legacy Brands Acquisition), CDMO에서 구체화되고 있다. 보령은 2020년 글로벌 제약사 릴리로부터 세포독성 항암제 ‘젬자’의 국내 사업권을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알림타와 탁소텔 등 오리지널 항암제 브랜드를 잇달아 확보하며 항암제 사업을 확대해왔다. 지난해 9월에는 사노피로부터 탁소텔 글로벌 사업권 19개국을 인수하며 세포독성항암제 포트폴리오와 글로벌 공급 역량 강화에 나섰다.
항암 부문은 이미 1분기 매출에서도 의미 있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주요 항암 품목 매출은 온베브지 84억9800만원, 뉴라스타 68억2300만원, 알림타 68억9000만원, 젬자 54억6700만원 등으로 집계됐다. 알림타와 젬자는 모두 세포독성 항암제다. 알림타의 자사 생산 전환과 액상 제형화를 통해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으며, 젬자 역시 액상 제형 비중을 확대하며 제품 경쟁력과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보령은 알림타 국내 사업 인수 이후 오리지널 제품 생산 기술을 자체 생산시설로 이관·내재화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기존 분말 제형을 액상 제형으로 개선해 제품 경쟁력과 수익성을 함께 높이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판권을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산 기술과 품질 관리 역량까지 내재화해 장기적인 수익 구조를 개선하려는 LBA 전략의 핵심으로 볼 수 있다.
◇대만 로터스용 첫 출하…예산캠퍼스 생산 역량 시험대
글로벌 CDMO 사업도 올해 2분기부터 실적 반영이 시작될 전망이다. 보령은 2024년 12월 대만 로터스사로부터 수주한 세포독성항암제 CDMO 초도 물량이 2026년 2분기 출하될 예정이며, 이를 생산 역량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CDMO 사업 확대의 초기 성과로 보고 있다.
이번 공급은 보령이 국내 처방의약품 중심 기업을 넘어 글로벌 의약품 공급망에 참여하는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는 원료 수급 불안, 생산시설 부족, 일부 생산 거점의 중단 등으로 세포독성항암제 공급 부족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보령은 예산캠퍼스의 항암주사제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항암제 공급 역량을 글로벌 CDMO 사업으로 연결하려는 전략이다.
예산캠퍼스는 보령의 글로벌 공급 전략에서 핵심 거점으로, 예산캠퍼스 항암주사제 생산능력은 1분기 기준 92억6600만원 규모이며, 평균 가동률은 74.37%로 나타났다. 로터스용 초도 물량 이후 후속 물량이 확대될 경우 예산캠퍼스의 가동률 상승과 수익성 개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올해 보령 실적은 카나브젯의 처방 안착 속도와 항암제 포트폴리오의 수익성 개선, CDMO 초도 물량의 매출 반영 규모에 따라 흐름이 갈릴 전망이다. 카나브젯이 고혈압·이상지질혈증 복합제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 잡을 경우 카나브 패밀리의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고, 알림타·젬자 등 항암제의 액상 제형 확대와 자사 생산 전환은 수익성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대만 로터스용 세포독성항암제 CDMO 출하가 후속 물량과 추가 파트너십으로 이어진다면, 보령은 카나브 중심 제약사에서 만성질환·항암제·글로벌 생산 역량을 함께 갖춘 제약사로 성장 기반을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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