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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사망사고 영풍 석포제련소 폐쇄 요구 잇따라, 흔들리는 장형진 일가의 ESG경영

황동현 기자 / 기사승인 : 2024-03-25 16:5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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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 사업장 석포제련소 노동자 사망사고 작년 말에 이어 또 발생
영업이익 마이너스, 실적부진까지 겹치며 벼랑 끝 배당수익으로 연명
崔·張 가문 고려아연 지분매입 경쟁으로 불안한 지배구조 부채질
영풍, "대주주는 사내 이사가 아니므로 유한책임만 있어"

[소셜밸류=황동현 기자] ESG경영에서 성과를 내오던 글로벌 비철금속 기업 영풍이 근래 고전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이에 따른 오너 일가와 경영진에 대한 책임론도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과연 지속성장을 위한 체질 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국ESG기준원(KCGS)은 지난해 영풍의 2023년 종합 ESG등급을 B+등급으로 상향했다. 환경(Environment) 부문에서 B+(양호)로 2단계 상향했고, 사회(Social) 부문에서는 A(우수)로 1단계 상승했다. 지배구조(Governance) 부문은 B(보통) 등급을 유지했다.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영풍 본사와 장형진 고문/사진=영풍 제공

 

한국ESG기준원은 국내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ESG 평가 기관으로,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지속가능한 경영을 유도하고 투자자들이 투자의사 결정에 활용할 수 있도록 매년 평가를 진행하며 ESG 등급을 공개하고 있다.

영풍은 1949년 설립된 비철금속 기업으로 주력 사업장인 경북 봉화군의 영풍 석포제련소는 아연 생산량(연간 최대 40만 t) 기준으로 세계 3위 규모의 비철금속 제련소로 알려져 있다. 환경과 기업의 공존을 실현하기 위해 영풍은 2025년까지 총 7000억 원 규모의 종합 환경투자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21년에는 세계 제련소 최초로 폐수를 외부로 배출하지 않는 '폐수 재이용 시설(무방류 시스템)'을 도입해 낙동강 수자원을 절약하고 환경을 보호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영풍은 이와 함께 수명이 끝난 전기차 배터리 등 이차전지에서 리튬 등 희소금속을 회수해 다시 배터리 핵심 소재로 만드는 '이차전지 자원순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영풍의 지속가능경영은 근래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력 사업장인 석포제련소에서 노동자 사망사고가 또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영업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한 지붕 두 가족 경영을 해온 고려아연 경영진과도 마찰을 빚는 등 악재가 끊이지 않는 모양새다.

지난 8일 오후 경북 봉화 영풍 석포제련소 제1공장 냉각탑 청소에 투입된 하청노동자 오 모씨가(52)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영풍 석포제련소에서는 지난해 12월에도 비소 중독사고가 발생해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입었다. 석포제련소는 아연 생산량 기준 세계 3위 규모 비철금속 제련소지만, 노동자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노동계에 따르면 1997년 이후 지난 8일 숨진 오씨까지 총 14명의 노동자가 작업 중 사망했다. 지역·환경 단체는 영풍 석포제련소 폐쇄를 요구하고 있다.


석포제련소는 지난해 말 발생한 사망사고로 인해 일부 공정을 중단한 상태다. 관계당국에서 조사 중인 상황에서 추가로 조업정지 처분까지 내려지면 가동률 하락이 불가피한 셈이다. 영풍은 경북도청을 상대로 제기한 '조업정지(60일) 처분' 취소소송 항소심 재판을 진행 중이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경북도청의 손을 들어주었다.

노동자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 실적은 저조했다. 영풍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3조7617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5.1% 줄었다.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1698억원을 기록했다. 영풍의 설명에 따르면 연결 지배와 종속기업 실적 악화에 따른 연결손실 증가다.

본업이 부진한 상황에서 영풍은 배당 수익에 의지하고 있다. 지난해 고려아연을 비롯해 종속회사로부터 걷어들인 배당금은 총 1672억원에 달했다. 영풍뿐만 아니라 장형진 고문 등 장씨 일가로 범위를 넓히면 고려아연으로부터 수취하는 배당금은 더욱 늘어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장씨 일가의 고려아연 지분은 총 32.1%로 주식수는 671만3921주다. 최근 고려아연이 2023년 결산 배당금을 1주당 5000원으로 확정한 만큼 영풍을 포함한 장씨 일가가 얻을 배당수익은 336억원에 달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장 고문은 본인이 대표이사로 있는 가족회사 씨케이와 에이치씨를 앞세워 고려아연 지분을 사들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씨케이는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총 32차례에 걸쳐 4만6342주를 샀다. 아울러 석포제련소 독성가스 사망사고가 발생한 지난해 12월에도 총 2만7968주를 장내매수하며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에이치씨도 올 2월부터 이달 5일까지 1만6659주를 매입했다.

1946년생인 장형진 고문은 지난 2015년 3월 그룹 지주사인 영풍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이어 회장 직위도 고문직으로 바꿨다. 경영 일선에서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회사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있는 모습이다. 장 고문은 일찌감치 자녀들에게 주식을 나눠줘 현재 장남인 장세준(46) 코리아써키트 대표가 16.89%, 차남 장세환(40) 서린상사 대표 11.15%, 장녀 장혜선(39) 씨가 0.52%의 영풍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고려아연 주주총회에서 배당금과 정관개정을 두고 표대결을 벌였다. 고려아연은 1주당 5000원을 배당하는 안건을 통과시켰지만 국내 기업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가능케 만드는 정관변경은 영풍의 반대로 무산됐다.

영풍은 주총 결과와 관련해 “많은 주주 분들이 표를 모아 준 덕분에 주주권을 침해하는 현 경영진의 전횡에 제동을 걸 수 있게 되었다”며 “최대주주인 영풍은 앞으로도 전체 주주의 권익 보호와 가치 제고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장 고문과 오너 일가에 대한 책임론은 거세지는 모양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 구성원들은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영풍빌딩 별관 앞에서 영풍 주주총회를 향한 항의 기자회견을 열고 영풍석포제련소 폐쇄를 촉구했다. 환경단체는 "이번 영풍 주주총회 안건에는 영풍석포제련소의 노동자 사망 문제와 환경오염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것은 전혀 없다"며 노동자의 생명과 환경오염을 담보로 벌어들인 이익잉여금을 어떻게 나눌지에 대한 안건과 노동자 사망참사로 입건 중인 배상윤 석포제련소 공장장에 대한 이사 재선임 안건 등뿐이라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촉구했다.

영풍 관계자는 "2015년부터 선진 경영 체제로 평가받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 유지하고 있고 오너 일가는 현재 최대주주로만 있을 뿐 회사의 경영을 책임지는 이사회에는 전혀 들어와 있지 않다"라며, "따라서 최근 발생한 사고는 안타까운 일이고 재발 방지 및 개선을 해 나가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 책임을 오너, 오너 일가에 묻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영풍의 이 같은 행보와 입장은 ESG경영이 갈수록 강조되는 시대흐름을 역행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지속가능경영은 기업가치와 직결되기 때문에 오너라고 해서 자유로울 수 없다. 향후 글로벌 경제 질서를 지배할 키워드로 ESG 의무화가 예견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친환경과 사회적 책임경영, 그리고 지배구조 개선 등 공익가치를 고려함으로써 상생을 통한 지속가능 발전을 도모해 기업가치를 끌어 올리는 것에 노력을 기울여 가고 있다.

 

영풍이 보다 실질적인 ESG 경영체제를 구축하고 강화하는 노력이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오너일가와 경영진이 지속성장을 위한 체질 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만일 이런 사회적 요구가 잘 실현되지 않는다면 공장 폐쇄는 필연의 길이 될지도 모른다는 판단이다.

[저작권자ⓒ 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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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밸류 황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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