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상인 “불편하지 않다면 거짓말”…매장 앞 통로 직접 관리
러쉬 “안전인력 20여명 배치…보행 동선 지속 관리”
[소셜밸류=한시은 기자] '팝업스토어의 성지'로 불리는 서울 성수동 일대의 시민과 상인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루에도 2~3건의 팝업스토어와 체험행사가 열리다 보니 몰려든 인파로 교통 혼잡이나 각종 민원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차량과 보행자가 함게 이용하는 좁은 이면도로에 공연 관람객까지 몰리면서 안전 문제까지 불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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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동 러쉬 성수점에서 진행된 ‘성수 팝업씨어터’ 공연 모습./사진=한시은 기자 |
지난 4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동 카페거리. 러쉬(LUSH) 성수점에서는 음악과 퍼포먼스를 결합한 공연이 열렸다. 출연진이 매장 상층 난간에서 골목을 향해 공연을 펼치자 관람객들이 맞은편 점포 앞과 도로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문제는 이 골목이 차량과 보행자가 함께 다니는 좁은 이면도로였다는 점이다. 차량이 진입할 때마다 현장 인력이 인파를 통제해야 했고, 공연을 관람하지 않는 일반 보행자와 인근 점포 이용객들도 인파 사이를 헤치고 지나가야 했다.
공연에 사용된 비눗방울도 매장 앞에서 주변 골목까지 퍼졌다. 현장에서 공연 연출을 위해 기계로 다량의 비눗방울을 내보내다보니, 바람을 탄 비눗방울은 인근 점포와 교차로까지 날아갔다.
실제로 이날 현장을 지나던 시민 A씨는 매장에서 떨어진 거리를 건너던 중 비눗방울이 눈에 들어가는 불편을 겪었다.
A씨는 “러쉬 매장 바로 앞을 지나간 것도 아니고 사거리(도보 1분)에서 이동 중이었는데 바람을 타고 날아온 비눗방울이 눈에 들어갔다”며 “눈도 충혈되고 눈물도 날 정도였다.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골목에서 이렇게까지 행사를 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B씨도 “밤이라 어두운 골목이기도 하고 차량이 많이 다닌다. 공연을 보기 위한 사람들까지 몰려 복잡했다”며 “비눗방울도 계속 날리고 소음까지 더해져 정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 공연 때마다 몰리는 인파…인근 상인들 영업 불편
시민뿐 아니라 인근 상인들도 비슷한 불만을 토로했다. 점포가 특정되는 것을 우려해 구체적 언급은 피하면서도, 공연으로 인한 불편에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인근 상인 A씨는 “불편하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며 “공연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매장 앞 통로를 막지 않도록 계속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초창기(지난해)에는 러쉬 측에서 공연 일정을 사전에 고지했지만 최근에는 별도로 안내받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상인 B씨도 “러쉬에서 안전요원을 배치해 통제하고 있어도 사람들이 매장 앞까지 오지 않도록 우리 직원들이 따로 관리하고 있다”며 “러쉬 측에서 공연 관련 내용을 메일로 보내오고 있는데 사전 협의가 아니라 일방적인 통보”라고 말했다.
러쉬코리아의 성수동 팝업스토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운영되기 시작했으며, 현재까지 시즌3까지 운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인근 상인들의 피로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러쉬코리아는 시민들의 보행 편의를 위해 안전관리 인력을 배치하고 관계기관과 협조해 공연을 운영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러쉬코리아 관계자는 “공연에 앞서 전문 안전관리 업체를 통해 성동경찰서 경비과에 다중인파밀집신고를 하고 구청에도 공연 일정과 운영 내용을 사전에 공유하고 있다”며 “공연 규모와 예상 관람 인원에 따라 전문 안전관리 인력과 러쉬 운영 인력 20여명을 배치하고 혼잡이 예상될 경우 추가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람 공간과 보행 동선을 구분하고 시민과 차량 이동에 방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통로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특정 구간에 인원이 몰리면 현장에서 즉시 분산을 안내하는 등 상황에 맞춰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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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쉬 성수점에서 진행된 ‘성수 팝업씨어터’ 공연 모습. 출연진이 매장 앞 골목을 무대로 공연을 펼치고 있다./사진=유튜브 캡처 |
◇ ‘팝업 성지’ 성수의 이면…생활 불편도 잇따라
최근 성수동은 패션·뷰티·식품 등 여러 업종의 팝업스토어와 체험형 행사가 몰리며 국내 대표 팝업 상권으로 자리 잡았다. 팝업·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스위트스팟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성동구에서 열린 팝업스토어는 468건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8.8% 증가했다.
러쉬 역시 지난해부터 성수점에서 ‘성수 팝업씨어터’를 시즌제로 운영하며 매장뿐 아니라 인근 골목을 공연 공간으로 활용해왔다. 시즌2 드랙퀸 공연에서는 출연진이 매장 밖 도로에서 직접 노래와 춤을 선보이기도 했다.
팝업스토어가 밀집한 연무장길과 카페거리 일대는 좁은 골목이 많아 차량과 보행자가 뒤섞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팝업스토어가 늘면서 소음·폐기물 등 생활 불편도 이어지고 있다. 성동구는 관련 민원이 늘자 2024년 여러 부서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팝업스토어 운영 매뉴얼을 마련하는 등 관리에 나선 바 있다.
다만 지자체뿐 아니라 행사를 운영하는 브랜드 차원에서도 보행 안전과 인근 상권의 불편을 고려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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