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밸류=이국열 기자] 에쓰오일이 올해 3분기 매출액 11조9687억원, 영업이익 1조 406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6배 넘게 급증했다.
2일 회사가 발표한 3분기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2292억원) 대비 513.7%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1조4356억원으로 전년 동기(632억원)의 22배 수준까지 늘었다.
정제마진 호조에 힘입은 정유 부문보다 윤활 부문(영업이익 7427억원)이 이익의 절반 이상을 떠안으며 최대 이익원으로 부상한 것이 이번 분기 실적의 최대 특징이다.
◇ 윤활 스프레드 강세, 정유 앞질러
3분기 사업부문별 실적을 보면 그동안 에쓰오일의 전통적 주력이던 정유 부문이 매출액 9조 647억원에 영업이익 6904억원을 기록한 반면 윤활 부문은 매출액 1조5424억원으로 정유의 6분의 1 수준임에도 영업이익은 7,427억원으로 정유를 앞질렀다. 매출 대비 이익 기여도로 따지면 윤활 부문이 압도적이다.
윤활 부문의 선전은 국제 수급 타이트니티가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중동 지역의 윤활기유 생산 차질과 물류 제약이 장기화되면서 그룹3 제품을 중심으로 스프레드(가격마진)가 상승 흐름을 이어간 것으로, 회사는 이러한 윤활기유 스프레드 강세가 3분기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 지정학 리스크가 기회로 바뀐 구조
이번 분기 실적의 배경에는 중동발 지정학적 긴장이 자리하고 있다. 원유 가격은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급등했고, 정제마진은 타이트한 정유제품 공급 상황이 장기화되며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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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쓰오일 울산공장 전경/사진=연합뉴스 제공 |
환율 급락에도 불구하고 유가 상승분이 매출 증가(직전 분기 대비 +5.5%, 전년 동기 대비 +42.2%)로 이어진 점도 같은 맥락이다.
주목할 대목은 공급 차질 상황에서의 대응력이다. 회사에 따르면 글로벌 정유제품 재고는 과거 5년 범위의 하단을 계속 밟고 있는데, 정제설비 가동 차질 규모는 5년 범위 상단을 넘어서는 등 공급이 구조적으로 빠듯한 상황이다.
에쓰오일은 기존 장기계약 물량에 대체원유, 정부 비축유 스왑 임차 등을 활용하고, STS(선박 간 환적) 방식 등으로 운송 경로를 유연하게 조정하며 중동 갈등 속에서도 설비 가동률을 방어했다. 위기가 곧 마진인 시장 구조에서 조달·운송 역량이 수익의 격차를 만든 셈이다.
◇ 온전한 호황은 아니다...석유화학 적자
그러나 실적 전 부문이 다 좋았던 것은 아니다. 석유화학 부문은 매출액 1조3616억원에 영업이익 -264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아로마틱은 역내 주요 설비 정기보수로 공급이 줄고 휘발유 블렌딩 수요가 늘며 스프레드가 상승했지만 폴리프로필렌(PP)은 역내 공급 증가와 수요 부진으로, 프로필렌 옥사이드(PO)는 계절적 비수기로 스프레드가 각각 축소됐다. 올레핀 다운스트림의 부진이 부문 전체를 적자로 끌어내린 것이다.
순이익(1조4356억원)이 영업이익(1조4067억원)을 상회한 점도 눈에 띈다. 보도자료에는 구체적 사유가 명시되지 않았으나, 비영업수익 반영 가능성이 있는 만큼 추후 감사보고서와 반기 보고서를 통한 확인이 필요하다.
◇ 4분기 “강세 지속”...샤힌이 터닝포인트
4분기 전망은 대체로 낙관적이다. 정유 부문은 주요 제품의 낮은 글로벌 재고와 난방유 수요 성수기 진입을 감안할 때 강세 지속이 기대된다.
아로마틱 역시 낮은 재고 수준과 역내 설비 가동 회복 지연으로 양호한 시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올레핀 다운스트림은 신규 설비 가동에 따른 역내 공급 증가로 개선 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윤활은 중동산 제품 공급 정상화 여부가 최대 변수지만, 그룹3 중심의 타이트한 수급 자체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됐다.
회사의 진짜 승부는 내년이다. 카타르 샤힌 프로젝트는 주요 설비의 기계적 완공이 끝나고 순차적 시운전이 진행 중으로, 2027년 초 상업 가동 개시를 목표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오는 4분기 중 창립 50주년 및 샤힌 프로젝트 준공 기념행사를 열고 프로젝트 성과와 미래 비전을 공유할 예정이다. 중동발 수급 불안정성에서 비롯된 초호황이 얼마나 지속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대형 신규 설비가 본격화되는 2027년 실적이 회사의 구조적 체력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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