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금전적 이익 앞세운 제안 실현 사례 사실상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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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구 압구정5구역 재건축 DL이앤씨 조감도/사진=조합원 제공 |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DL이앤씨를 둘러싼 도시정비사업 수주전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5구역과 경기 성남 상대원2구역에서 논란의 중심에 선 DL이앤씨는 각종 우려에도 불구하고 파격적인 조건을 앞세워 수주전에 다시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공사비 1조5000억원 규모의 압구정5구역 수주전에서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웠다.
DL이앤씨는 상가 면적을 조합 원안보다 확대된 5069평으로 제안하고, 상가 분양수익도 가구당 최대 6억6000만원까지 늘려 조합원 이익을 보장하겠다고 나섰다.
또 상가 건축비 전액 부담과 함께 글로벌 상업시설 매각 전문기업과 협업해 책임 매각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분양 발생 시에는 조합에 유리한 조건으로 직접 인수하겠다는 방안까지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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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L이앤씨 홍보 영상 중 압구정5구역 상가제안 관련 내용/사진=조합원 제공 |
하지만 일부 조합원들은 강남권 상가 공실 문제가 대두되면서 재건축 시 상가건립 자체를 포기하는 조합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현실적이지 않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압구정 인근 가로수길이나 청담동에 상가 공실이 많은 상황에서 상가 면적을 늘리겠다는 DL이앤씨의 제안이 우려스럽다는 입장이다.
다만 DL이앤씨가 제시한 조건 중 상가 미분양 발생 시 조합에 유리한 조건으로 직접 인수하겠다는 방안에 대해서는 논란이 일고 있다. 실현 가능성을 제기하는 한편에서는 적법성을 둘러싼 의구심이 제기되는 것이다.
해당 조건이 조합원 이익을 보전하는 효과를 낼 수 있는 만큼, 자칫 금전적 이익 제공으로 해석될 경우 관할기관의 판단에 따라 법 위반 소지가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과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은 시공과 직접 관련이 없는 금전이나 재산상 이익 제공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DL이앤씨가 상가 미분양분을 주변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인수하는 방식이 조합원에게 사실상 추가 이익을 제공하는 것으로 해석될 경우, 금지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같은 기준을 위반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또 관할청은 시공자 선정을 취소하거나 해당 정비사업 공사비의 20% 이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 상대원2구역, 6월 미착공 시 조합원 가구당 3000만원 배상 조항? 얼마든지 백지화 가능
상대원2구역 시공권 방어를 위해 조합원들에게 내건 일부 제안도 무리하다는 지적이다. DL이앤씨는 ▲금년 6월에 착공하지 않으면 조합원 가구당 3000만원을 배상하기로 공문을 발송했다 ▲이와 함께 2000억원 규모의 사업 촉진비를 책임 조달해 다주택 보유 조합원의 분담금(계약금·중도금) 지원도 약속했다 ▲입주 시 완납하는 조합원 분담금도 입주 후 1년이 경과한 시점에 낼 수 있도록 납부 기한 연장도 제시했다.
다만 이 같은 제안은 실현 가능성과 함께 적법성을 둘러싼 논란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 유사한 조건이 실제로 이행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사업 진행 과정에서 시공사가 조합과의 협상력을 바탕으로 조건 변경이나 철회를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조합원 기대만 키운 뒤 제안이 사실상 백지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안팎에서 제기된다.
2022년 2월 안양시 동안구 관양현대 재건축 사업은 정비사업 수주 과정에서 제시된 파격 조건의 실현 가능성을 둘러싼 의구심을 키운 사례로 거론된다.
당시 HDC현대산업개발은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2조원 규모의 자금을 책임 조달해 조합원들에게 충분한 이주비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수주 이후에는 조합원이 직접 자금을 조달하거나 근저당 말소 후 대출이 가능하다는 취지로 조건이 달라진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불거졌다. 여기에 세대당 7000만원의 환급금을 무이자로 선지급하겠다는 제안 역시 실제로는 유이자 대출 방식으로 변경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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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관양현대 재건축 수주전 HDC현대산업개발 제안 내용/사진=업계 제공 |
HDC현대산업개발은 관양현대아파트 재건축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경합 중이었는데, 이 시기 발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로 조합원들의 표심이 이탈하자 이 같은 파격적인 조건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DL이앤씨가 상대원2구역에서 시공계약 해지 논란으로 입지가 좁아지자 재무 부담이 큰 조건들을 잇달아 제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조합원들도 향후 제안 내용이 변경되거나 삭제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제안의 실현 가능성과 계약서 반영 여부를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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